글로벌 철강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멈췄던 고로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전방산업 호조로 철강 수요가 회복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24일 철강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미국 US스틸은 올해 초 가동을 중단한 인디애나 게리(Gary) 공장 제4고로를 다음 달 재가동할 계획이다.
해당 고로는 계획했던 유지 보수를 위해 올해 초 가동을 멈췄으며 코로나19 여파로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가동 중단 상태를 유지해왔다.
게리 공장에서 4개 고로를 두고 있는 US스틸은 7월과 8월에 각각 6고로, 8고로를 재가동한 바 있다.
고로 재가동 결정은 전방산업의 호조로 철강 수요가 회복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생산업계는 철강 부족 우려 겪고 있다. 10월 금속서비스센터협회(MSCI)의 재고 데이터에 따르면 탄소강 재고는 1.8개월분, 평판 압연 철강 재고는 1.7개월분으로 집계됐다.
S&P글로벌플래츠는 “자동차 생산업계의 철강 공급 문제는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최대 철강업체 일본제철도 이달 말부터 코로나 확산 이후 가동 중단했던 고로 1기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지바현의 동일본지철소 기미쓰 공장의 고로 1기를 다시 가동할 예정이다.
자동차 중심으로 제조업 수요 회복 기조가 보인 덕분이다. 해당 공장은 자동차와 건설용 철강제를 주로 생산해왔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2개 고로 중 1기의 가동을 중단해왔다.
세계 1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은 9월 말 프랑스 마르세유의 포수르메르 제철소를 잠정 폐쇄 6개월 만에 재가동한 바 있다.
자동차와 건설업뿐만 아니라 정부가 주도하는 인프라 산업도 추진되면서 철강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두드러진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중국의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다 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철강 수요는 반등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달 WSA는 올해 전 세계 철강 수요를 17억2500만 톤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4% 감소한 수준이지만 6월 6.4% 감소를 전망했던 것보다는 대폭 상향 조정된 것이다.
WSA는 내년에는 수요가 올해 대비 4.1%가량 증가해 17억95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철강 수요의 회복은 국내 철강업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글로벌 자동차 공장들의 본격적인 가동률 상승으로 포스코의 자동차용 강판 판매 또한 회복이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안정적인 중국 수요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