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전동킥보드 기업들은 이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PM) 기업 매스아시아의 정수영 대표도 대책을 마련 중이다.
◇전동킥보드 산업 발전 속도 대비 정책 마련 늦어… 안전교육 필요성 절감 = 정 대표는 “앞서 전기자전거도 그렇고, 마이크로모빌리티 분야, 특히 전동킥보드 산업이 발전하는 속도가 빠른 반면 정책 마련은 다소 늦다”며 “국토교통부(국토부) 등 부처에서도 해당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매스아시아는 지난해부터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에 참여해왔다. 동탄역 인근에서 자전거도로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전동킥보드 대여·공유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에도 매스아시아의 서비스 이용 가능 연령을 낮추지 않기로 하고, ‘지오펜싱’ 기술을 통해 권장·강제 반납구역을 지정하는 등 새로운 법령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다. 또한 회사는 1년간 이를 통해 얻은 경험치를 진보된 방식으로 적용해 세종시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규제샌드박스 활성화 사업에 선정,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실증사업을 진행하면서 정 대표는 캠페인을 넘어 지속적이고 확실한 안전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특히 개정안에 따라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는 연령이 낮아지는 만큼 양질의 교육 콘텐츠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올해 9월 도로교통공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교육 콘텐츠 제작에 나선 이유다.
정 대표는 “실제 배포된 영상 중 안전교육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콘텐츠가 많더라”며 “또한 어린이들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도 마땅치 않아, 현재 매스아시아는 도로교통공단과 단순 캠페인을 넘어 킥보드 이용자들이 알아야 하는 안전 수칙, 매너 등 적극적인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안전 기술을 연구해왔다. 2021년 선보일 차세대 모델에는 2인탑승, 헬멧, 배터리, 보행자·주행자 안전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전동킥보드 원격진단관리를 통해 안전성을 더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동은 편하게, 사이는 가깝게’ 모토로 알파카는 달린다 = 매스아시아의 대표적인 브랜드는 ‘알파카’다.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고고씽’을 운영하던 매스아시아는 지난해 8월 대전 지역의 공유 전동킥보드 알파카를 인수합병해 1년여간 리브랜딩 작업을 마쳤다. 새로운 앱을 출시하면서 성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선했고 서비스 지역도 전국 중소 도시로 넓혔다.
알파카는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0개 지역에 불과했던 서비스 지역은 연내 20여 곳으로, 나아가 내년에는 10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누적 라이드(탑승) 건수도 200만 건을 넘겼다.
다른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와의 차별점도 뚜렷하다. 바로 마이크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이다. 플랫폼 관리에 공들이는 이유다.
정 대표는 “이용자가 최우선이란 마음으로 모든 알파카 고객센터는 본사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사용자들의 불편 요소를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 트래킹을 거쳐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기적으로 유저들을 만나기도 한다”며 “실제 사용자를 만나 그들의 불편사항을 반영하고 그들의 이동 패턴도 분석해 알파카 운영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알파카의 전동킥보드를 통해 모인 질 좋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이용자들이 알파카의 전동킥보드로 갈 수 있는 최대 범위는 어딘지, 이용자들은 킥보드를 타고 어디를 자주 가는지, 어떤 시간대에 어떤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 시티’도 한발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는 구상도 나온다.
◇새로운 이동 경험이 영감… 궁극적으론 ‘더 나은 삶’을 위해 = 정 대표는 ‘창업가’이자 ‘모험가’다. 매스아시아는 그의 두 번째 회사다. 그는 “2006년에 동작인식 솔루션이라고 해서 각종 센서와 통신을 기반으로 화면을 제어하는 기술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했었다”며 “사물인터넷(IoT) 관제 모니터링 시스템을 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다 그는 사용자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변화하는 산업 속에서 그것을 지켜보는 데 대한 갈증이 있었다. 사용자들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에 해외에서 시장경제 변화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해외에 있으면서 다양한 패턴도 분석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 맞닥뜨린 ‘이동’의 경험도 영감을 줬다. 그는 “국내와 해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이동’이 완전히 달랐다”며 “하나의 모바일 앱에 많은 이동수단이 연결돼 쉽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우버 등 민간이 제공하는 새로운 이동수단도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꽂힌 이유다.
그는 국내의 경우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반면, ‘걷기엔 멀고 뭘 타긴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적다고 판단했다. 투자 대비 쌓이는 데이터가 많고 수요가 많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정 대표는 “매스아시아라는 사명의 ‘매스(MaaS·서비스로서의 교통수단)’에 집중하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시작한 매스아시아는 앞으로 ‘초연결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정 대표는 “매스아시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실물 기반의 초연결 커뮤니티’”라며 “앞으로는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 대표는 더 나은 삶의 터전을 만들고자 한다. 그는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 아이들이 클수록 어떤 가치를 아이들에게 남겨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이동 방식과 수단을 제시하는 만큼, 변화에 대한 책임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론 혁신학교 등 실제 교육에도 기여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