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씨티은행이 전 직원의 14%인 5만명을 추가 감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씨티은행도 13%에 해당하는 500명을 구조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그 동안 매년 수십억의 연봉과 보너스를 받은 하영구 행장 먼저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측은 자발적인 희망퇴직이며, 구체적으로 몇명을 받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본부장이상 임원들이 10% 이상 임금 삭감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4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사측과 노조가 자발적인 희망퇴직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관계자에 따르면 희망퇴직이라고는 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최소 500명에 대해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사측은 명퇴에 대한 보상으로 3년치의 연봉을 명예퇴직금으로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 씨티은행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에 과도한 투자를 했다가 40조원 넘게 손실을 기록했다.
올 들어 9월까지 이미 2만3000명을 해고한 씨티그룹 파산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조정 차원에서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미 씨티은행과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총자산 54조여원에 4561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데다 정규직 직원수는 40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했을때 순이익이나 자산대비 직원수가 적은 은행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미 씨티은행 구조조정 추진에 한국씨티은행도 명분없는 무리한 구조조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난 수년간 수십억의 연봉과 보너스를 두둑히 챙겨온 하영구 행장과 임원들의 고통분담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 (구)한미은행 직원이 5~6% 임금 상승시 임원들은 250% 상승했던 전례가 있어 비난은 더욱 거세다.
한 씨티은행 직원은“미국 씨티의 위기로 구조조정을 하는데 상황이 다른 우리도 비슷한 수준의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지금까지도 다른 은행에 비해 직원수가 적어 고생했는데 회사에 살아 남아도 업무량이 많아질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순익을 낼 때는 찔끔 올려주고 위에서는 왕창 가져가더니, 조금 상황이 안 좋아지니까 직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이번 희망퇴직은 직원의 100% 자발적인 의사로 결정되는 것으로, 노사간 어떤 목표치를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직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행의 본부장 이상 임원들의 임금을 10% 이상 삭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