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 중 1명은 사회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신종질병을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범죄·안전에 대한 인식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통계청은 18일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에서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국민의 비율이 올해 31.8%로 2년 전보다 11.3%포인트(P) 상승했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사회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신종질병(32.8%)을 꼽았다. 2년 전 신종질병을 가장 큰 위기로 지목한 비율은 2.9%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29.9%P 급등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경제 충격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적 위험’을 꼽은 비율도 12.8%에서 14.9%로 2.1%P 올랐다. 반면, 범죄와 국가안보, 환경오염을 선택한 비율은 각각 20.6%에서 13.2%로 7.4%P, 18.6%에서 11.3%로 7.3%P, 13.5%에서 6.6%로 6.9%P 하락했다.
야간에 혼자 걸을 때 불안함을 느낀다는 응답은 33.6%였다. 2년 전보단 3.0%P 내렸다. 여자(49.8%)가 남자(16.9%)보다 상대적으로 큰 불안을 느꼈다. 야간 보행이 불안한 이유로 응답자들은 ‘신문·뉴스 등에서 사건·사고 접함(44.0%)’, ‘인적 드묾(25.4%)’, ‘가로등·폐쇄회로(CC)TV 등 안전시설 부족(20.1%)’ 순으로 꼽았다. 공공질서 준수 수준은 모든 부문에서 2년 전보다 개선됐으나 운전자 교통질서, 금연구역 준수 등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과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부모 부양을 가정이 아닌 공동체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2년 전과 비교해 부모의 노후를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견해는 61.6%로 13.3%P 급등했으나,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견해는 22.0%로 4.7%P 내렸다. 특히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높아질수록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전반적인 가족관계 만족도는 58.8%로 2.2%P 높아졌다. 자녀와 관계, 자기·배우자 부모와 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졌으나, 배우자와 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낮아졌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응답은 59.7%로 3.3%P 올랐다. 이는 2012년 이후 매년 상승세다.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도 30.7%로 0.4%P 상승했다. 그나마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51.2%로 3.1%P 올랐다. 여자가 상대적으로 결혼에 부정적이었다.
부부가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2.5%로 3.4%P 올랐다. 이런 인식이 실천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은 남자가 20.7%, 여자는 20.2%에 머물렀다. 남자의 75.6%, 여자의 76.8%는 아내가 가사를 주도한다고 답했다. 그나마 20대에선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이 남녀 모두에서 40%를 웃돌았다.
건강 측면에선 13세 이상 인구의 50.4%가 자신의 건강상태를 좋다고 평가했다. 이 응답은 2년 전보다 1.6%P 올랐다. 생활습관 면에서 아침식사는 줄었으나, 적정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정기건강검진 실천율은 올랐다. 13세 이상 인구 중 전반적인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은 50.5%로 3.9%P 하락했다. 학교생활과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는 받는다는 비율은 각각 14.4%P, 3.8%P 급락했으나, 가정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비율은 0.2%P 올랐다.
한편, 통계청의 사회조사는 2년 주기로 시행된다. 올해에는 전국 1만9000여 표본가구에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5월 13일부터 16일간 조사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