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가 올해 말까지 조합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개포동 재건축 사업의 마지막 단추가 꿰어지게 되는 것이다. 신축 대단지 효과로 가뜩이나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개포동 집값이 더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 6·7단지 통합재건축정비사업 추진위원회는 오는 28일 조합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열 계획이다. 개포주공 6·7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이미 올해 상반기 중 조합 설립 동의율 75%를 넘기는 등 조합 설립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며 "총회 후 곧바로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포주공 6·7단지는 기존 평형이 초소형인 저층 재건축 단지와 달리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중층단지다. 중층 단지는 재건축시 미래가치가 높다는 이점도 있었으나, 사업성이 저층보다 낮다. 개포지구에서 중층 단지가 저층 단지보다 재건축 사업이 늦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개포주공 6·7단지의 경우 2017년 정비계획 수립 당시 주민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상대책위원회의 반발로 사업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앞서 추진했던 개포주공 5단지와 통합재건축도 결국 무산되면서 개포 재건축 단지 중 속도가 더욱 늦어졌다. 개포주공5단지는 지난달 조합설립 총회를 마쳤다.
주민들간 대립으로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기준(75%)을 진작에 충족한 상황에서도 조합 설립에 나서지 못했던 개포 6·7단지 추진위가 막판 속도를 낸 것은 정부 규제 때문이다. 개포 6·7단지는 내년 2월까지 조합설립을 신청하지 못하면 일몰제에 따라 정비구역 해제 대상에 오르게 된다.
내년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서울ㆍ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는 2년 이상 실거주한 조합원만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는 '2년 실거주 의무'도 영향을 미쳤다.
대단지 개포주공 6ㆍ7단지도 기대감 ↑
개포주공 6·7단지까지 재건축 대열에 본격 합류하면서 개포동 집값 상승세는 더 가파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포동 일대는 대부분 지역이 재건축에 들어가거나 완료되면서 최근 강남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면적 84.36㎡형은 지난달 28억9000만 원에 팔렸다. 역대 최고가 거래다. 불과 한달 전 27억 원에 팔렸던 이 단지의 현재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30억 원이다.
아파트 분양권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내년 입주 예정인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아파트) 전용 84.64㎡형 분양권이 지난 8월 30억3699만 원에 실거래됐다.
개포동 T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주공 6·7단지는 재건축 후 가구수만 3000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아파트로 거듭날 것"이라며 "개포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미래가치가 높은 단지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