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법무법인 제민 변호사는 16일 “조국 재판 등 정치적인 부분에서 자기편, 반대편 입장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며 “특정한 의도를 갖거나 합리성이 결여된 편 가르기식 왜곡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재판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 가족 비리 의혹 사건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이 유포됐다. 특히 검사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자행됐으며 기소 이후에는 판사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도 쏟아졌다.
법조계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는 없지만 건전한 비판이 아닌 일방적인 비난과 신상털기 식 공격에 우려를 나타냈다.
허윤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는 “과거엔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목소리들이 나왔으나 근래엔 단순히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결 자체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며 “판사 개인의 인신공격, 과거 판결 등을 문제삼아 공격하는 태도는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 전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일련의 의혹들은 특권의식에 대한 문제점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공론화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모 씨는 한영외고 재학 시절인 2007년 7월 2주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뒤 연구소장이었던 장영표 교수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인턴 품앗이 의혹 등도 공분의 대상이 됐다.
이후 관성적으로 이뤄졌던 사회지도층의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생활을 둘러싼 논란은 특권층의 특권의식이 법 위반 여부를 떠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나경원 전 의원의 자녀 특혜 의혹도 비판 대상이 됐다.
강신업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는 “위법은 아니지만 공동체 윤리를 위반한 것을 갑질이라고도 하고 특혜라고도 하며 특권의식이라고 한다”면서 “부모가 개입해 사회적 윤리와 원칙을 어겨 특권 누리면서 (일부 사건의 경우) 범법 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 때문에 검찰이 ‘권력 게이트’라고 검찰이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