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하드디스크(HDD) 등 증거를 숨겨준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38) 씨가 항소심 첫 재판에서 정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 씨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재판장 김예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범행 경위와 관련해 피고인의 진술과 맞지 않는 부분을 입증하기 위해 정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다음 달 자신의 형사사건 선고를 앞둔 것을 거론하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러나 변호인은 "진술이 너무 상반될 뿐 아니라 비상식적이라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신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김 씨 측이 제출하는 서류를 검토한 뒤 정 교수의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변호인은 "김 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은 단순히 정 교수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소극적으로 가담한 것이라 1심의 형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교수의 자택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것과 동양대 PC 은닉 범죄 사이에는 동일성이 없어 포괄일죄가 아닌 실체적 경합범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검찰에서는 증거를 제시하고 추궁하자 그제야 하드디스크 교체 사실을 진술했다고 주장하지만 자신이 범행을 먼저 자백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정 교수의 지시를 받고 자택의 개인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3개와 동양대 교수실 컴퓨터 1대 등을 숨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