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중 1111원대로 진입하면서 1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이월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급하게 물량이 나오면서 추격 매도까지 겹치는 양상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등이 1% 넘게 급등하고 있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고시환율을 예상보다 낮게 고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전날 흐름과 비슷하게 전고후저 양상이라고 전했다. 당국 개입경계감이 있겠지만 네고물량이 추가로 나온다면 1110원까지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설령 반등한다해도 반등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1116.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고점이었다. 장중 변동폭은 4.9원이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7.3/1117.8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2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이월네고가 나오면서 하락한 것 같다. 주식이 좋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위안화가 생각보다 낮게 고시된 영향도 있어 보인다. 반면 다른 통화들은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라며 “오전중 멈칫멈칫하다 한쪽에서 밀기 시작하면서 쫓아 나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보면 1110원이 깨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연말 분위기를 타서 더 밀어 내릴수도 있겠다. 당국 경계감이 있긴 하나 추세를 막을 순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10시경부터 네고물량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급하게 처리되다보니 다른 곳에서도 추격 매도에 나선게 아닌가 싶다. 네고물량이 잔잔해진다면 반등할 것으로 보이나, 추격 매도나 네고물량이 나온다면 1110원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등한다해도 갑자기 내려앉음에 따라 그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시각 달러·엔은 0.12엔(0.11%) 떨어진 105.12엔을, 유로·달러는 0.0008달러(0.07%) 오른 1.1824달러를 보이고 있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3위안(0.09%) 하락한 6.5921위안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전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0.0173위안(0.26%) 오른 6.6070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나흘만에 상승 고시한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8.10포인트(1.15%) 급등한 2480.93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612억4700만원어치를 매수해 5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이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