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급액 15조 'GS 유통공룡' 탄생…유통업 무한경쟁에 승부수 던졌다

입력 2020-11-10 17:31 수정 2020-11-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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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ㆍ오프라인 통합 매출 10조원, 취급액 15조원의 유통 공룡이 탄생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결합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GS리테일은 양사의 온ㆍ오프라인을 강점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언택트 쇼핑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롯데와 신세계로 대표되는 전통 유통업체에 쿠팡 등 이커머스와 네이버 등 IT기업까지 가세한 국내 유통시장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GS리테일은 온오프라인 통합을 통해 위기 속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취급액 15조ㆍ하루 600만건 거래 온ㆍ오프 강점 GS리테일 등장=10일 GS리테일에 따르면 GS리테일과 GS홈쇼핑 이사회는 이날 오전 합병안건을 출석이사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와 내년 5월경 개최될 예정인 양사의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GS리테일이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하루 거래 600만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기업이 탄생한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0개의 점포를 갖췄고 GS홈쇼핑이 3000만에 가까운 TV홈쇼핑 시청가구와 함께 18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이번 두 회사의 결합은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커머스 1위 쿠팡ㆍ오프라인 강자 롯데ㆍ신세계도 긴장=이번 합병에 유통업계의 이목도 쏠린다. 온라인 강자와 오프라인 강자가 극명하게 갈렸던 유통업계에서 온·오프라인에 모두 강점을 지닌 기업의 등장에 업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충분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합병 결정은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GS홈쇼핑의 결합을 통해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자산 규모로는 롯데쇼핑(33조 원)이, 연간 매출액으로는 이마트(19조 원), 거래액은 네이버쇼핑과 쿠팡(17~20조 원)이 선두로 거론된다. 합병 전 GS리테일은 지난해 9조 7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GS홈쇼핑은 1조19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단순 합계로도 10조 원이 훌쩍 넘는다.

▲GS25 편의점 (사진제공=GS리테일)
▲GS25 편의점 (사진제공=GS리테일)
◇온라인 경쟁력으로 꼽히는 물류 시너지도 기대=양사의 합병에 대해 최근 이커머스 시장 확대의 관건인 물류망 강화를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GS리테일이 보유한 전국적인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통해 TV홈쇼핑과 모바일 커머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홈쇼핑과 편의점의 물류센터를 공유함으로써 주요 거점과 점포망을 아우르는 촘촘한 물류망이 가능해진다.

홈쇼핑 자체 브랜드의 편의점 상시 판매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홈쇼핑으로 주문하고 전국에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는 편의점 점포에 들러 물품을 찾는 O2O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아마존이 아마존고와 아마존프레시, 홀푸드와 같은 오프라인 점포로 확장한 것과 유사한 형태다.

아울러 고객 확보와 상품 구색 측면에서도 합병 법인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양사의 멤버십 회원 기준으로 GS리테일은 1400만 명, GS홈쇼핑은 18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중복 고객을 제외하더라고 전국민의 절반 수준인 2600만 명의 고객 인프라를 확보하는 셈이다.

◇2025년 취급액 25조원 노린다

합병법인 GS리테일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가 지닌 IT인프라와 데이터 역량의 결합을 통한 ‘커머스 테크 리더’를 실현하고, 물류 인프라와 배송 노하우의 결합으로 종합 풀필먼트 사업으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이 같은 통합 전략으로 5년 뒤인 2025년까지 취급액 목표는 25억 원으로 잡았다. 2020년 기준 연간 취급액 예상치인 15조원에서 연 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그림이다. 특히,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채널 통합에 집중해 현재 2조8000억 원 규모인 모바일 커머스 채널의 취급액을 7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두 회사는 밸류 넘버원이라는 GS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어느 때 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 두 회사의 사업역량을 한데 모아 더 큰 고객 가치를 만드는 일에 함께 매진하자”고 말했다.

김호성 GS홈쇼핑 사장은 “GS홈쇼핑은 창립 이후 25년간 TV홈쇼핑 시장의 개척, 멀티미디어 쇼핑 대중화, 모바일 커머스로의 전환, 디지털 역량 강화 등 변신을 거듭해 왔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혁신을 지속하는 GS홈쇼핑 임직원의 DNA가 더 큰 터전 위에서 크게 뻗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다시 한지붕 살림 나설까=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다시 한 지붕 살이를 할지도 관심사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2000년부터 14년동안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GS강서타워에 함께 자리했다. GS리테일이 2014년 그룹 본사가 위치한 강남구 GS강남타워로 이전하면서 14년간의 동거는 끝났다.

업계에서는 방송 스튜디오 등의 시설을 갖춘 문래동으로 리테일 사업부가 이전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홈쇼핑과 다른 계열사의 합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CJ오쇼핑과 CJENM이 합병한 바 있다. CJ오쇼핑과 CJ ENM이 상이한 업종간의 합병으로 콘텐츠 사업 강화를 목표로 내세웠다면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은 유통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것이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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