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8일 미국의 이동통신 기반 차량사물ㆍ통신(C-V2X) 단일 표준 채택 여부가 확정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C-V2X가 주류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내 이동통신사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달 18일 미국은 C-V2X 단일 표준 채택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투표 안건에 근거리전용무선통신(DSRCㆍ웨이브) 방식이 전면 배제된 것으로 알려져 C-V2X 표준 채택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차량ㆍ사물통신(V2XㆍVehicle to Everything communication)은 자동차와 모든 것을 연결하는 기술을 뜻한다. 차량을 중심에 두고, 유ㆍ무선망으로 각종 도로 정보를 제공한다. 자율주행차와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의 핵심기술인데, 한국은 V2X 표준으로 웨이브 방식과 C-V2X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C-V2X는 성능 측면에서 웨이브보다 우위에 있다.
현재 국내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사업은 실증 단계로 두 개의 표준을 열어 놓은 상태다. 실증 지역별로 네트워크 채택 방식이 다르다. 그런데 실증을 넘어서 상용화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표준으로 할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 정책 결정의 근거가 되는 미국의 선택에 주목하는 이유다.
웨이브 방식은 와이파이 기반이고, C-V2X는 롱텀에볼루션(LTE)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셀룰러 기반 V2X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기본적으로 정부 정책에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C-V2X가 표준으로 채택되는 것을 좀 더 반기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검증되면 차 제조사에 솔루션을 공급할 수도 있고, 표준 기술에 이바지하는 그 자체로 수익을 낼 수 있어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C-V2X가 표준으로 채택되면 이동통신 계열 기술 기업들은 같은 계열의 기술이다 보니 통합이 쉽고, 기술적 배경으로 확장도 쉽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는 보안 면에도 C-V2X가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와이파이 기술은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쓰기 때문에 여러 단말이 섞일 수 있어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와이파이 기술은 개방형으로 보안에 특화한 기술은 아니다”라며 “이동통신은 개별 회선으로 쓰는 기술 특징이 있어 태생적으로 보안에 유리하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도 웨이브 방식보다 C-V2X 방식에 더 주목하고 있다. 다만 통신사와의 연관성 때문만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동통신 생태계 관점과 통합을 고려했을 때 미래 기술의 발전성이 있다고 보고, 국제적인 동향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C-ITS 실증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웨이브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 그간 실증 사업 대부분이 웨이브 위주로 채택됐고, 투자가 누적돼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C-V2X를 두고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부처 간 엇박자가 나는 상황에서 미국의 결정이 과기정통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어느 시기까지 기술 표준을 확정한다는 목표는 없지만, 18일 미국의 결정을 지켜본 뒤 조속히 부처 간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