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2020 기자회견에는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우 프로그래머, 허남웅 평론가, 배우 권해효, 류현경, 민병훈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영화제 주제는 '어제와 다른 세계'다. 김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를 맞이하면서 도시, 환경,여러 가지 공동체 삶에 대해서 달라졌다"며 "부디 내년에는 모든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열려 영화제의 가치에 대해서도 새롭게 실현하는 가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독립영화 축제다. 올해는 장편과 단편 경쟁을 분리해 진행, 각 부문 대상과 최우수작품상을 시상한다.
김 집행위원장은 "2005년부터 2019년까지 같이 묶어 운영했지만 지금은 단편 작품도 많이 출품되고 장편도 증가하고 있다"며 "많은 작품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올해부터는 다시 예전처럼 단편과 장편을 분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출품작을 살펴보면 '여성'과 '신진 감독'의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본선경쟁 부문 여성 감독의 비율은 2018년과 2019년 48.6% 수준에서 올해 67.5%로 대폭 증가했으며, 단편 경쟁에서는 무려 85.2%가 여성 감독의 작품이다.
김 집행위원장은 "여성 창작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은 시대가 여성 이야기를 더욱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성'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들도 늘었다. 예산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허남웅 평론가는 "여성 서사에 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았다"며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갖는 차별이 많은데, 관계에 대해 깊이 모색하는 게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독립영화제의 특징인 신인 감독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번 영화제 장편 데뷔작의 51.4%는 신인 감독의 작품이 차지했다.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인 인디그라운드와 손잡고 창작자 중심의 독립영화 매칭 프로젝트인 '독립영화 매칭 프로젝트: 넥스트링크'를 새롭게 선보인다.
'독립영화 아카이브전'에서는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노동특별전이 구성된다. '영화는 어떻게 전태일을 기억하였는가'라는 프로그램명 안에 기획되며, 초기 독립영화 중 계급노동자가 등장하는 작품이 선별됐다.
개막작은 민병훈 감독의 신작 '기적'이 선정됐다. 작품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인생의 밑바닥을 헤매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거처도 제주로 옮겨 작업 중인 민 감독은 "독립영화 정신이 자본으로 속박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화"라면서도 "어려운 시기에 누군가는 저보다 훨씬 더 묵묵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선 장편경쟁 심사위원은 배우 겸 감독 구교환, 김희정 감독, 이진숙 프로듀서가 참여한다. 본선 단편경쟁에는 류현경과 함께 민용근 감독, 이지원 감독이 참여한다. 새로운선택에는 감독 강상우, 임대형, 전고운이 맡는다.
'배우 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도 3회째 진행된다. 독립영화 진영의 신진 배우를 발굴하고 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권해효, 조윤희가 주관 배우로, 이정은 배우, 김도영 감독, 김의석 감독이 본심 심사위원을 맡았다.
권해효는 2018년 본인이 직접 제안해 '배우 프로젝트'를 끌어오고 있다. 그는 "영화제에서 여러 번 시도된 적이 있지만 배우들이 직접 한해를 결산하면서 올 한해 중요한 작품들을 만든 자신들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기회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기획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26일부터 12월4일까지 총 9일간 CGV 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민병훈 감독이 연출한 '기적'이 선정됐고, 개막식 사회는 권해효, 류시현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