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올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3분기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뚫고 반등했지만, 이런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동절기에 진입하면서 유럽과 미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고, 대내적으론 4차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통한 경기부양책이 힘을 못 쓰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3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겨우 회복세로 전환된 수출이 다시 꺾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플러스로 전환 된 것은 우리 경제가 1~2분기 동안의 급격한 위축국면에서 벗어나 확연한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3분기 마지막 달인 9월의 산업활동에서 생산·소비·투자 모두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 증가’를 나타낸 것은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주요국 코로나19 확산 사태라는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현재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은의 올해 연간 성장률이 전망치인 -1.3% 수준을 초과 달성이 무난하다고 낙관했다. 3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9% 증가한 데다 지난달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5.6%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는 것이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먼저 지역상품권, 소비쿠폰,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도 3분기 민간소비가 전기보다 0.1% 감소했기 때문이다. 8월 수도권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확산이 뼈아프다. 최근 상황은 8월보단 나아졌으나, 매일 1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기존에 생활가전 성장세를 이끌었던 ‘집콕 수요’도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소진되고 있는 점도 그 근거로 내세웠다.
무엇보다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과 미·중 무역갈등, 미 대선 등이 어떤 방향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며 “이런 상황들은 우리가 안고 가야 하는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경우, 이미 세계적으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인도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에 육박하고 있고, 유럽 주요국들도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분기 성장률 반등이 수출 때문만은 아니고, 소비·투자 등 내수 전반에서 내성이 생긴 것 같다. 4분기에도 3분기와 비슷한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외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그 부분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