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연속 하락하면서 1125원대까지 내려앉았다. 1년7개월만에 최저치다. 미국장 불안과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네고(달러매도) 폭탄에 장사없는 분위기다.
밤사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했었다. 개장과 함께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환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시장안정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중 위안화는 강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1.9% 성장해 10년6개월(42분기)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원·달러 하락재료로 작용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생각보다 빨리 1120원대로 내려앉았다고 평가했다. 10년 평균 환율 레벨이라 쉬어갈 법도 하다고 봤다. 다만 대내외적으로 우호적 재료들이 많아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일단 1120원에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 대선이 다음주로 다가오면서 변동성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1132.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변동폭은 6.9원을 기록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2.5/1133.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8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개장하자마자 구두개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월네고가 원체 많았다. 어제가 종가기준으로 처음 1120원대였는데 그간 팔지 못하고 넘어온 손님들이 많았다. 네고가 나오니 속절없이 빠졌다. 물량 앞에 장사가 없었다”며 “3분기 GDP가 좋게 나왔고, 4~5일 반등하던 역외 위안화도 고점대비 빠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식과 상관관계는 무너진지 오래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1125원대면 10년 평균 환율이다. 이쯤해서 한번 쉬워갈만도 한데 주변 재료가 우호적이라 더 빠질 수 있겠다. 1108원 내지 1109원까지 쉽게 갈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 대선이 코앞이라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묻지마 숏 같다. 장초반엔 미국쪽을 반영해서 반등했고, 아침에 구두개입도 나왔지만 더 빠졌다. 위안화는 강세였고, 달러인덱스는 93이 깨지는 등 글로벌 달러도 약세였다. 역외 매도와 네고가 꾸준히 유입됐다. 중간중간 결제가 나왔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네고 타이밍이 오히려 크리티컬 했다”며 “위안화도 6.66위안이 지지되며 6.7위안을 보이기도 했지만 원화가 유독 강했다. GDP가 좋게 나와 그런것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1120원이 이리 빨리 올 줄 몰랐다. 조정 받을때가 된 것 같다. 다만 1120원대 초반까지 간 후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1엔(0.10%) 하락한 104.72엔을, 유로·달러는 0.0022달러(0.19%) 상승한 1.183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58위안(0.08%) 떨어진 6.6941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3.07포인트(0.56%) 내린 2330.8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060억72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