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WTO 총장에 한국 후보 지지 안 한다”

입력 2020-10-26 09:5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 방침
유명희 당선되면 한국과의 분쟁 해결 절차 공정성 영향 판단
미국은 유 본부장 선호·EU는 나이지리아로 기울어

▲양자 대결로 압축된 세계무역기구(WTO) 신임 사무총장 선출. 왼쪽은 우리나라의 유명희 산업통산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오른쪽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AP뉴시스
▲양자 대결로 압축된 세계무역기구(WTO) 신임 사무총장 선출. 왼쪽은 우리나라의 유명희 산업통산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오른쪽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AP뉴시스
일본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신임 사무총장으로 유명희 한국 산업통산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25일 유명희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등 2명으로 압축된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일본 정부가 나이지리아 측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자국의 수출 규제 강화가 부당하다고 WTO에 제소한 상황에서 유명희 후보가 당선되면서 분쟁 해결 절차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조만간 WTO 측에 일본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유 본부장을 포함해 총 8명이 출마한 지난 7월부터 오콘조이웨알라 등 아프리카 출신 후보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조율해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오콘조이웨알라는 국제 개발 전문가로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을 각각 두 차례 지냈으며 세계은행(WB)에서 25년간 근무하면서 서열 2위인 운영 담당 전무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WB 총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아프리카권에서도 WTO 사무총장이 배출돼야 하며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풍부한 국제 실무 경험이 있어 적임자라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인이 총장 자리에 오르는 것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유 본부장은 일본이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이 문제를 WTO에 제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중 누가 임명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본 이외 유럽연합(EU)도 나이지리아 쪽으로 기울고 있다. 다만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3일자 기사에서 프랑스와 독일 등 EU 회원국 다수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선호하고 있지만, 동유럽과 발트해 국가들은 유 본부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는 한국이 동유럽, 중유럽 일부 지역과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유 본부장이 통상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유 본부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 다른 주요 경제국이 어느 후보를 선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WTO는 사무총장 선출 최종 결선 선호도 조사를 27일까지 하고 11월 6일까지 3라운드 협의를 진행해 그다음 날인 7일 결과를 낼 예정이다. WTO 사무총장 선출은 표결이 아니라 164개 회원국의 협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형식이어서 한 국가가 특정 후보에 반대하면 선정이 늦어질 수 있다. 다만 교도통신은 유 본부장이 다수 회원국의 지지를 확보하면 일본이 최종적으로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 본부장이 선출되면 WTO 최초 여성 사무총장이자 첫 한국인 총장이라는 두 가지 타이틀을 얻게 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7,924,000
    • +7.27%
    • 이더리움
    • 4,585,000
    • +3.57%
    • 비트코인 캐시
    • 602,500
    • -2.43%
    • 리플
    • 826
    • -1.2%
    • 솔라나
    • 304,000
    • +4.54%
    • 에이다
    • 838
    • -1.64%
    • 이오스
    • 791
    • -4.12%
    • 트론
    • 231
    • +0.43%
    • 스텔라루멘
    • 156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700
    • -0.06%
    • 체인링크
    • 20,420
    • +1.04%
    • 샌드박스
    • 413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