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회장은 이 회장을 승부사, 개혁가, 완벽주의자, 애국경영인 등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을 실천한 기업인"이었다며 "반도체를 향한 열정과 노력은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진출이라는 열매를 맺었다"고 평했다.
이어 "이 회장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승부사였다"며 1987년 4메가 D램 개발 당시 회로를 쌓는 방식을 결단하고, 1993년 초 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드는 웨어퍼의 크기를 늘린 사례를 언급했다.
또, 1993년 ‘신경영 선언’을 언급하며 "미래를 향한 뚝심 있는 전진은 연구개발, 인재 발굴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며 "기술도 자원도 없는 한반도에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세계 1위의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을 일군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1995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의 ‘불량제품 화형식’도 언급했다.
허 회장은 "(이 회장은) 불량품이 있으면 생산설비 가동을 전면중단하는 등 품질관리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며 "품질은 직원들의 인격이자 고객존중의 표현이며 세계 일류기업으로 가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품질로 인한 손해는 본인이 감수하겠으니 최우선 순위로 하라며 강한 책임감과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의 장학재단 설립, SOC 프로젝트 제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활동 등을 언급하며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민간외교관으로서 헌신한 따뜻한 진심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나날이 강화되는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우리 수출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헤매고 있다"며 이 회장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변신을 통해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겠다"며 "큰 뜻을 소중히 이어받아 일등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