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에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불만을 제기 중이다. 우선, 기획재정부와 한 언론사가 공동 주최한 이 컨퍼런스를 하루 앞둔 19일 오후 시점에서 이 컨퍼런스의 핵심내용이라 할 수 있는 국고채 2년물 발행 추진 내용이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해당 언론사를 통해 보도됐다는 점이다.
실체적 진실이야 알 수 없는 노릇이나 합리적 의심을 사기 충분해 보인다. 통상 컨퍼런스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주최자들끼리 관련 발표자료를 최소한 하루이틀전 공유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기재부 발표 자료를 사전에 입수한 이 언론사가 취재 형식을 빌려 사전에 보도한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컨퍼런스는 올해로 7년째다. 기재부와 이 해당 언론사가 매번 공동주최하면서 채권시장 발전에 기여해 온 것도 사실이다. 반면, 이번 보도로 인해 오점을 남긴 건 분명해 보인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기재부와 이 언론사 모두 공동주최자다. 관련 내용에 대한 비밀유지는 기본 아닌가”라며 “(이런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기재부가 꼭 이 언론사와 공동으로 행사를 해야 하는지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는 외국인이 19일 오전부터 10년물 구간을 매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날 오전 1조9000억원 규모로 실시된 국고채 10년물 지표물 입찰은 1조9330억원어치가 낙찰됐다. 응찰액은 6조7220억원에 달해 응찰률은 353.8%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377.3%) 이후 1년만에 최대 응찰률이다. 낙찰금리도 시장금리보다 1.5bp 가량이나 낮은(가격 기준 높은) 1.500%였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이중 상당규모를 외국인이 가져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날 10년 국채선물시장에서 기록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8843계약(1조1706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0년말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일별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 규모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가자는 “외국인 움직임이 10년물 입찰때부터 이상했다. 그리 살 자리가 아닌 것 같았는데 다 긁어갔다. 미리 (국고채 2년물 발행을 추진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던 듯 움직였다”며 “요즘 보면 페어(공정)하지 않은 시장인 듯 하다. 외인의 행태도 그렇고 정보의 비대칭성이 너무 심하다”고 전했다.
19일 이같은 이슈들로 채권시장은 급변동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5.2bp나 떨어졌고, 10년 국채선물은 70틱이나 올랐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도 5.5bp나 축소됐다.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매지 말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