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사건은 소송 결과보다 전반적인 마인드 케어가 더 중요합니다. 애초에 소송까지 가지 않도록 미리 자문을 통해 상속 등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단 소송까지 갔다면 ‘재판 후의 삶’까지 염두에 둬야 합니다.”
김성우 법무법인 율촌 상속가업승계팀 공동팀장(사법연수원 31기)은 21일 가사 사건에서 중요하게 챙겨야 할 부문을 이같이 조언했다.
가사 사건은 가업 승계ㆍ조세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면서도 명확한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당사자 간의 감정싸움이 격화하기 쉽다. 이는 조세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율촌이 관련 전문가를 모아 ‘드림팀’을 구성한 이유다.
율촌 상속가업승계팀은 상속이나 이혼 등으로 가족이 법정 다툼을 벌일 때 당사자가 받는 스트레스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혼이나 상속 사건은 가족과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다투기 때문에 상대방과 함께 자신이 살아온 과거까지 함께 부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매도하면서도 ‘그럼 저런 사람과 살아온 나는 뭔가’하는 자괴감도 들게 합니다. 재판 후의 삶 역시 중요합니다.”
그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가정법원에서 가사 전문 법관으로 6년간 근무하면서 상속ㆍ성년후견ㆍ가사분쟁ㆍ소년사건 등을 전담해왔다. 율촌은 지난해 2월 김 변호사를 필두로 상속가업승계팀 신설했다.
김 변호사의 법관 경력은 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비난으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게 했다. 법관이 어떤 내용을 주로 보는지 경험을 통해 아는 만큼 재판에서 불필요하게 상대방을 자극하는 일은 없도록 한다.
그는 법관 재직 당시 성년후견제도 관련 법리를 만들었다. 성년후견제도란 판단능력이 충분치 않은 고령자나 장애인의 재산과 신상을 사회 복지적 차원에서 관리하는 법률제도다. 이 제도는 이전 금치산제도와 한정치산제도에 대한 개선안이다.
“성년후견제도는 처음 만들어지는 제도였기 때문에 교범이나 매뉴얼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전무했죠. 법관 시절 이를 정립했습니다. 제가 만든 판결 문구가 현재 관련 재판에도 빈번히 인용되고 있습니다.”
성년후견제도는 2013년 처음 만들어졌지만,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김 변호사가 2015년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소송 지휘를 맡았던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한정후견개시 사건’ 때다. 신 회장 사건은 롯데그룹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에서 경영권 분쟁을 종결시키는 역할을 했다.
“100세 시대에 가사 사건은 국민 모두의 관심사가 됐습니다. 아직 먼 미래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상속과 관련한 법률 자문을 받는 등 미리 준비해야 남은 가족들을 분쟁으로부터 지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