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변호사 출신 사업가, 日 ‘날인문화’ 혁명으로 돈방석

입력 2020-10-05 15:57 수정 2020-10-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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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본 내 ‘날인 문화’를 바꾸면서 돈방석에 앉은 사람이 있다. 일본 ‘벵고4닷컴’ 대표 모토에 다이치로(44)다.

포브스에 따르면 일본은 1800년대부터 200년 넘도록 문서에 직접 도장을 찍는 전통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이 날인 문화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도장 날인 대신 전자서명 시스템을 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본 내 전자서명 시스템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벵고4닷컴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벵고4닷컴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모토에 대표의 순자산은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2016년부터 일본 참의원(상원의원에 해당)으로 활동해온 모토에는 지난해 주식 매각 등을 통해 8억5500만 엔(약 94억 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일본 전체 의원 중 가장 높은 소득이다.

시장에선 일본 기업들이 문서 인증을 위해 도장 대신 전자서명으로 갈아타는 현 추세가 회사의 성장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벵고4닷컴이 보유한 ‘클라우드사인’ 서비스는 현재 일본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른다. 현재 클라우드사인을 사용하는 기업은 약 10만 개로, 1년 전 5만 개에서 2배나 늘었다.

벵고4라는 회사 이름은 ‘변호사’의 일본식 발음에서 비롯됐는데, 이는 모토에 대표의 전직과 관련이 깊다. 미국 일리노이 출신인 모토에 는 과거 일본 최고 로펌인 앤더슨모리에서 기업 전문 변호사로 근무했고, 이후 회사를 나와 벵고4닷컴을 설립했다. 벵고4닷컴 역시 애초 법률가들을 위한 디렉터리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나, 2014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클라우드사인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모토에 대표는 “(변호사 시절) 많은 계약서에 일일이 도장을 찍어야 했고 비효율성을 느꼈다”며 “전자서명이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것을 보고 일본에서도 언젠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믿었다”고 회상했다.

벵고4닷컴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11억600만 엔이다. 성장 중심엔 단연 클라우드사인이 있었다. 관련 매출은 2억6200만 엔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모토에 대표는 “앞으로 4~5년 내 회사의 매출을 1억 달러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클라우드사인 사업은 앞으로도 성장 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JP모건체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과 금융 부문, 그리고 기업법 관련 분야에서 (서명 관련) 규제가 조기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서 7월에는 일본 인터넷 회사 디지털게리지가 부동산 구매계약 시스템에 클라우드사인을 채택할 것이라 발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모토에 대표는 “(전자서명을 통해) 많은 사람이 전문가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클라우드사인은 사업문화를 바꿔 놓았고, 이게 벵고4닷컴이 추구하는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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