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관련,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에너지 비효율을 개선하고, 미래 세대에 환경 비용을 전가하지 않으려면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 생산에 쓰이는 석유 등 연료 가격 변동을 요금에 바로 반영하는 제도다. 일정 기간의 평균 연료 가격을 연료비 조정단가에 반영해 그 변동 폭만큼 매달 전기요금이 변하는 것이다. 전기를 만드는 비용이 많이 들어갈 땐 전기요금이 비싸지고 최근처럼 국제유가가 내려간 상태면 전기요금이 싸진다는 의미다.
연료비 연동제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기와 유가 하락기에 도입하면 소비자는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유가가 올라가면 전기요금 인상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한전으로선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면 유가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한전이 영업비밀이라고 공개하지 않은 용도별 전기요금 원가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100% 공감한다"며 "누가 제대로 원가를 내고 못 내는지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부 허가가 필요하므로 정부에 잘 전달해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감에 앞서 국회 업무 보고에서 전기요금 개편과 관련, "주택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면서 "누진제와 함께 선택요금제 제공으로 합리적인 전력 소비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택용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제도를 추진하는 등 합리적인 요금체계 전환을 위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민간시장이 독과점 시장으로 변질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소비자에게 품질 좋은 전기를 값싸게 공급하는 게 우리 목표"라며 "(제가) 2011년부터 민간에서 신안 해상풍력 개발을 위해 일했지만, 한전보다 두 배 큰 회사도 성사 못 시켰다. 한전이 들어가지 않고는 더 싸게 전기를 공급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