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 장중엔 1142원대까지 떨어지며 1년반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우기도 했었다.
최근 사흘연속 1150원대에서 막혔다는 부담감에 아침부터 롱스탑(달러매수 포지션 청산) 혹은 업체매물 추정 달러매도세가 계속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동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원화강세와 관련해 “그간 원화 강세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고 언급한 것도 환율 하락을 부채질했다.
반면, 오후장 중반부터는 낙폭을 줄였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수급과 괴리 여부를 모니터링하면서 외환시장 안정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힌데다, 주식시장에서 낙폭이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2원(0.02%) 떨어진 1146.9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1142.5원까지 하락해 작년 4월23일 장중 기록한 1139.4원 이후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었다.
1149.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변동폭은 7.0원으로 7일(7.8원) 이후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48.8/1149.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7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최근 보기 드물게 원·달러 환율에 대한 코멘트가 있었다.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아침 갭업 출발이후 원·달러가 슬슬 밀리기 시작했다. 최근 3일 연속 1150원대에서 밀렸다는 점에서 롱스탑인지 업체매물인지 몰라도 누가 (달러를) 던지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주열 총재 발언이 더해지면서 더 아래로 밀었던 것 같다. 주요국 통화들이 달러화 대비 약했다는 점에서 특이했던 장이다. 오후엔 종가수준을 회복하며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주 원·달러는 1150원대를 시도할 것 같다. 좀 긴 시계를 놓고 보면 9월달 1170원선 레벨의 추세는 끝났다. 미 대선이 끝나면 코로나19 이전 전망했던데로 원·달러는 11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겠다. 다만 이번달엔 1140원 밑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가 장중 많이 빠졌다. 위안화 환율이 빠지기도 했지만, 우연인진 몰라도 이주열 총재가 원화강세가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는 의미의 발언을 하자 역외매도가 집중됐다. 오후엔 위안화도 낙폭을 줄였고, 기재부 차관의 원화강세 관련 발언도 영향을 주면서 낙폭을 줄였다. 오후엔 주식도 더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래쪽 테스트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그렇고 우리 외환당국도 그렇고 속도조절 스탠스를 보여줌에 따라 일단 (하락) 속도는 조절될 것”이라며 “이번주 원·달러는 1140원 지지력을 보이면서 1150원대 초반까지 오를수도 있겠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2엔(0.02%) 하락한 105.45엔을, 유로·달러는 0.0004달러(0.03%) 떨어진 1.174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9위안(0.10%) 내린 6.7333위안을 기록 중이다. CNH는 장중 한때 6.7297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2.67포인트(0.94%) 하락한 2380.48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93억9300만원어치를 매도해 나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