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째 하락하며 1140원대에 안착했다. 1년반만에 최저치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승리와 함께 상하 양원 모두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소위 ‘블루웨이브(blue wave)’ 기대감에 역외시장부터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경기부양책이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 달러화는 약세를 기록중이다.
이에 따라 위안화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위안화 고시환율은 15년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절상). 주식시장도 강했다. 코스피는 한달만에 2400선을 회복했고,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이틀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수급적으로는 역외 매도가 많았다. 대우조선해양이 쇄빙 LNG선 6척, 2조원 규모를 수주했다는 소식도 원·달러 하락에 힘을 보탰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6.5원(0.56%) 떨어진 1146.8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로 이는 지난해 4월23일 1141.8원(장중 기준 작년 4월24일 1142.7원) 이후 최저치다.
1150.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50.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3.7원으로 전월 29일(3.7원) 이래 가장 적었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43.4/1143.8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9.75원 내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위험선호 분위기였다. 위안화도 강세 분위기를 이어갔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시장에서 매수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분위기 자체로는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 같다. 다만 관건은 위안화나 원화나 최근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특히 중국 당국이 어느 정도 속도조절을 해줄지가 관건”이라며 “원·달러도 하락압력을 받겠지만 속도조절은 한 것 같다. 이번주 원·달러는 1140원에서 115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에서 많이 반영되면서 오히려 장중엔 조용했던 것 같다. 장중 변동성도 작았고, 거래량도 적었다. 다만 역외 매도세는 계속된 것 같다. 대우조선해양 수주소식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하락재료가 유기적으로 맞아떨어진 것 같다. 다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저점을 깨고 내려가면서 바닥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 우선 이번주 원·달러는 114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 경기부양책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1월쯤엔 1120원대까지 시도해보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4엔(0.13%) 떨어진 105.47엔을, 유로·달러는 0.0015달러(0.13%) 내린 1.1814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238위안(0.35%) 오른 6.7134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장초반 6.7406위안까지 올랐던 CNH는 상승폭을 줄이며 장중 6.7063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인민은행 고시환율은 전일대비 0.0670위안(0.99%) 급락(절상)한 6.7126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4월23일 6.7082위안 이후 최저치며, 하루 낙폭으로는 중국 당국이 달러 ‘페그제’ 대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2005년 7월 22일 2.01% 절상 이래 1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1.77포인트(0.49%) 오른 2403.73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월 18일(2412.40) 이후 처음으로 2400포인트를 회복한 것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384억95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이는 이틀연속 순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