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레스토랑 업계, 코로나19 팬데믹에 ‘빈익빈 부익부’ 심화

입력 2020-10-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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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풍족한 자본·우호적 임대 조건·사회적 거리두기 가능한 매장 크기 이점
맥도날드 등 대형 프랜차이즈 9월 매출 증가율 두 자릿수
미국서 문 닫은 2만2000개 레스토랑 중 4분의 3이 골목식당

▲미국 레스토랑 소비지출 증가율(전년비) 추이. 위:대형 체인/ 아래:골목식당.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레스토랑 소비지출 증가율(전년비) 추이. 위:대형 체인/ 아래:골목식당.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레스토랑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치포틀레멕시칸그릴, 도미노피자 등 자본이 충분한 대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고객과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지만, 골목식당 수만 곳은 파산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대형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는 일반적으로 풍족한 자본과 우호적인 임대 조건, 사회적 거리두기를 확보할 만큼 큰 매장, 지리적인 유연성, 드라이브 스루 매장과 배달, 포장 판매 등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 등 코로나19 사태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예를 들어 치포틀레는 지난 2분기 온라인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급증했다.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인터내셜, 윙스톱 등은 3분기 동일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맥도날드도 3분기 미국 동일점포 매출이 전년보다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9월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은 두 자릿수에 달해 거의 10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며 “드라이브 스루 판매가 호황을 이룬 것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칠리스를 운영하는 브링커인터내셔널은 올 여름 음식배달 전문 브랜드인 ‘저스트 윙스(Just Wings)’를 신설했다. 브링커는 저스트 윙스 브랜드가 출범 첫해인 올해 1억5000만 달러(약 173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남서부에 475개 텍사스식 멕시코 요리 체인점을 운영하는 엘폴로로코홀딩스는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에도 3개의 매장을 추가했다. 베르나르 아코카 엘폴로로코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우리는 더 강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년간 더 많은 매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골목식당의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식당 예약 사이트 옐프닷컴에 따르면 올해 3월 1일~9월 10일 미국 전역에서 문을 닫은 약 2만2000개 레스토랑 중 4분의 3이 중소 식당이었다.

잦은 폐업과 활발한 신장개업은 레스토랑 산업의 특징 중 하나다. 미국레스토랑협회에 따르면 매년 평균 약 5만 개 레스토랑이 문을 닫지만, 6만 곳이 개업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협회는 올해 10만 개 레스토랑이 문을 닫지만, 신장개업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많은 독립 레스토랑이 사라지면서 미국 도시의 풍경이 영구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특색 있는 식당들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대형 프랜차이즈가 채우게 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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