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이라서 연극합니다"…정동극장 '더 드레서'의 힘

입력 2020-10-0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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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야기라 친근감 있어"…다음 달 18일 개막

▲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연극 '더 드레서' 제작발표회에서 장유정 연출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장 연출 오른쪽으로 배우 오만석, 안재욱, 송승환.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연극 '더 드레서' 제작발표회에서 장유정 연출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장 연출 오른쪽으로 배우 오만석, 안재욱, 송승환. (연합뉴스)
"연습과정에서 '송승환은 배우'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 놀라움과 감사함에 벅찼죠. 30여 년 봐왔지만, 연습실에서의 모습은 진정 거인이십니다."

김종헌 예술감독은 8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 2020 정동극장 연극시리즈 '더 드레서'(THE DRESSER)의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송승환'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송승환과 30여 년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김 감독은 "선생님이 시력이 안 좋아지셨는데 그런 상황에서 연극을 하신다고 할 때 우려가 왜 없었겠나"라면서도 "선배님이자 인생의 멘토 같은 분이 한다고 해 앞뒤 안 가리고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더 드레서'는 영화 '피아니스트' 각본으로 유명한 로날드 하우드 작가의 원작으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리어왕' 공연을 앞두고 벌어지는 노배우와 그의 드레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정동극장은 매년 한 명의 배우를 주목한 연극 시리즈를 제작하는데 그 첫 시작으로 송승환을 선택했다.

송승환은 지난 11년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원작으로 한 명동예술극장 공연 후 무대를 떠나있었다. 9년 만의 연극 복귀는 그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송승환은 "근래에 10~20년은 배우보다는 공연 제작일을 많이 해왔다"며 "연기 생활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인생에서 제작자로서의 비중이 더 컸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노역(老役) 배우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배우라는 직업은 참 좋다"며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앞으로는 노역 배우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가 '더 드레서'를 복귀작으로 선택한 것은 주인공 역할이 배우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그는 대본을 보며 배우로서, 극단 대표로서 활동한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다.

송승환은 "배우에 관해 다룬 작품이 많지 않은데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게 너무 친근감 있는 소재였다"며 "맡은 역할이 극단 대표 겸 배우인데 제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제 이야기 같은 동질감을 느끼는 부분이 많아 애착이 간다"고 설명했다.

극 중 노먼 역할을 맡은 안재욱은 참여 이유에 대해 "송승환 대표님과 처음 작품을 하는 건데, 송 대표님과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었고 이 작품에 임하면서 작품과 인연을 맺고 싶었다"고 말했다.

▲'더 드레스' 속 송승환과 오만석의 모습. (사진제공=정동극장)
▲'더 드레스' 속 송승환과 오만석의 모습. (사진제공=정동극장)

장유정 연출은 "2015년에 연극 '멜로드라마'를 예술의전당에 올린 후 5년 만에 다시 연극을 하게 됐다"며 "연출을 의뢰받았을 때 너무 감격스러웠고, 송승환 배우가 의뢰해준 것이 감사해서 '당연히 해야죠'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장 연출과 송승환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때 총감독-부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장 연출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의 노배우와 그의 수족 같은 드레서가 하루 동안 공연을 올리는 하루의 이야기"라며 "공연을 올리고 난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데 공연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18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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