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먹고 넷플릭스만 봐도 기후 변화…추석 명절 동안 내 탄소 발자국은?

입력 2020-10-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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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1kg, 이산화탄소 25.6kg 배출
30분짜리 영상 보는데 이산화탄소 1.6kg
플라스틱,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8% 차지

▲공장에서 내뿜는 연기만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하는 행동 역시 지구를 뜨겁게 만든다. (게티이미지뱅크)
▲공장에서 내뿜는 연기만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하는 행동 역시 지구를 뜨겁게 만든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추석 연휴 동안 무심코 한 행동이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추석 명절 동안 당연하게 했던 우리의 행동이 만들어낸 탄소 발자국은 얼마나 되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탄소 발자국'이란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양을 말한다.

▲축산업은 육류 생산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축산업은 육류 생산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명절 식탁 단골 소고기는 '탄소 발자국'이 가장 많은 음식

명절 식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소고기는 기후 변화의 주범으로 손꼽힌다. 미국 환경단체인 NRDC(천연자원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 25.6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또 소와 같은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5배 강하고, 가축의 분뇨 역시 온실가스를 방출한다.

한식에서 탄소 발자국이 가장 많은 메뉴 역시 소고기가 포함된 음식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2018년 공개한 '밥상의 탄소 발자국' 계산 프로그램에 따르면, 탄소배출량이 가장 높은 한식은 설렁탕이다.

설렁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0.01㎏CO2eq(모든 종류의 온실가스를 CO2로 환산한 단위)다. 설렁탕에 이어 △곰탕(9.74㎏CO2eq) △갈비탕(5.05㎏CO2eq) △불고기(3.48㎏CO2eq) △육개장(3.01㎏CO2eq) 순이었다. 명절 때 자주 먹는 소고기뭇국 역시 1.92㎏CO2eq로 배출량이 많았다.

소고기 포함 축산업은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UN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71억tCO₂(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값)으로, 전체 배출량의 14.5%에 달한다.

▲프랑스 환경단체 '시프트'는 온라인 영상을 30분 재생할 때 1.6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프랑스 환경단체 '시프트'는 온라인 영상을 30분 재생할 때 1.6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집에서 가만히 영화만 봐도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프랑스 환경단체 '시프트 프로젝트'에 따르면 온라인 영상을 30분 재생할 때 1.6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는 차로 6.3km 운전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같다. 만약 1시간 30분짜리 영화 한 편을 본다면 내뿜는 이산화탄소량은 4.8kg에 달한다.

영상을 시청하기만 해도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건 데이터 센터 때문이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물리적 공간과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센터는 온도 21.5도, 습도는 45.5%의 일정한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영국 네이처지 2018년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 센터가 쓰는 전기량은 200TWh에 달한다.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0.3%에 해당한다. 개인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TV 등을 합치면 탄소 배출량 비율은 2%까지 오른다.

▲지난해 추석 연휴 첫날 고속도로. 귀성길 차량으로 도로가 가득찼다. (뉴시스)
▲지난해 추석 연휴 첫날 고속도로. 귀성길 차량으로 도로가 가득찼다. (뉴시스)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할 때 탄소 발자국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가 제공하는 '탄소 발자국 계산기'에 따르면 휘발유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400km) 이동하는데 이산화탄소 96.5kg이 발생한다. 이를 정화하는 데는 소나무 14.6그루가 필요하다.

탄소 배출량은 차량 혹은 운전 습관마다 달라진다. 시속 60∼80㎞로 주행하고, 급출발·급가속·급감속 등 자제하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또 불필요한 공회전은 자제하고, 자동차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에어클리너가 오염된 상태에서 운전하면 차량 1대당 연간 90㎏의 이산화탄소가 더 배출된다.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수거된 일회용품들이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수거된 일회용품들이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연휴 동안 시켜먹은 배달 음식…플라스틱의 탄소 발자국은?

무게 1파운드(lb·약 453g)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는데, 3lb(약 1.36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플라스틱 용기 하나당 무게가 150g 정도인 걸 고려하면, 그릇 하나를 만들기 위해 453g의 이산화탄소를 내뿜은 셈이다.

미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이 2019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애 주기 전반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3.8%를 차지한다. 이는 항공 분야 배출량의 두 배에 달한다.

플라스틱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중 60%는 석유 등 원료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에틸렌·프로필렌 등 수지를 생산하고 운송하는 단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전체 배출량 중 30%는 수지를 이용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나오며, 나머지 10%는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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