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9월 들어 매매 거래는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세 계약도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급감한 상태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1109건으로 조사됐다. 거래 신고기간(계약 후 30일)이 아직 더 남아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달 4824건의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이달 추석 연휴까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매 거래건수는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최근 5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5년간 월간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가장 적었던 때는 지난해 2월로 1454건이었다.
지난해 12.16 대책과 올해 6.17 대책, 7.10 대책, 8.4 공급 대책 등 연이어 쏟아진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조치들로 인해 올해 주택 거래시장은 심한 부침을 겪었다. 올해 2월 271건까지 치솟았던 아파트 매매 건수는 보유세 인상 및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12.16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났던 4월(3022건)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급매물이 소진되고 규제 역효과까지 발생하면서 5월(5535건) 이후에는 다시 거래량이 늘기 시작했다. 6월에는 1만5583건까지 매매 거래가 늘었다.
그러나 투기과열지구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 내용을 담은 6.17 대책과 다주택자ㆍ법인의 세금 규제를 강화하는 7.10 대책이 나오면서 8월(4824건) 이후 거래량은 다시 줄기 시작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 감소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불황까지 겹쳐서다.
아파트 매물도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월 평균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7만 건을 유지했으나 8월 6만 건대에서 9월 4만건대로 떨어졌다.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세 시장도 크게 침체한 분위기다. 전세 시장의 경우 임대차법까지 시행되면서 매물 자체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지난 8월 663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줄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수요를 옥죄는 정부 규제로 거래는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집값 하락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매물 자체도 워낙 적어 시세 하락 대세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