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중소기업 취업자 중 2018년 대기업으로 이동한 취업자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데 더해, 이동 사다리도 부실한 현실이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8년 일자리 이동통계’를 보면, 2017년 중소기업 취업자 1527만4000명 중 2018년에도 일자리를 유지한 취업자는 971만5000명(63.6%)이었다. 299만2000명은 다른 기업으로 이동했으며, 256만7000명(16.8%)은 은퇴·퇴사·해고 등으로 2018년 미등록됐다.
일자리 유지율과 미등록률은 근로조건과 고용 안정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자발적 퇴사 또는 비자발적 해고로 일자리 이탈과 미등록이 발생한다고 할 때, 주된 원인이 열악한 근로조건과 기업의 낮은 존속률, 정년제 등 고용안정제도 미비여서다. 대기업과 비영리기업은 일자리 유지율이 각각 77.9%, 77.3%에 달했지만, 미등록률은 각각 8.9%, 12.0%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이직 여건이 좋은 것도 아니다. 2017년 중소기업 취업자 중 2018년 직장을 옮긴 299만2000명 중 대기업으로 이동한 취업자는 28만1000명에 불과했다. 2017년 전체 중소기업 취업자의 1.9%, 이동자의 9.4% 수준이다. 대다수는 같은 중소기업으로 이직했다.
대기업은 2017년 취업자 348만5000명 중 271만4000명이 2018년에도 일자리를 유지했다. 46만 명은 다른 기업으로 이동했으며, 31만1000명은 2018년 미등록됐다. 대기업의 이동은 주로 하향 지원이다. 16만3000명이 같은 대기업으로 옮기고, 26만5000명은 중소기업으로 이직했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일자리를 옮긴 취업자의 상당수는 임금이 올랐다.
2017년에서 2018년 일자리를 이동한 임금근로자의 62.6%는 임금이 증가했으며, 36.9%는 감소했다. 연령대별로 임금 증가로 일자리 이동은 30대 미만이 65.8%로 가장 놓고, 60세 이상(63.5%), 30대(61.8%), 40대(61.1%), 50대(60.4%)가 뒤를 이었다.
임금 증가 비율이 40·50대에 하락하고 60세 이상에서 오른 건 40·50대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고, 60세 이상에선 재취업 후 다시 일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아서다. 김진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은퇴 후 다른 일자리로 이동할 때 처음에는 임금수준이 낮은 일자리로 갔다가 다시 다른 자리로 이동할 때 임금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 증가 폭은 50만 원 미만이 전체 이동자의 35.7%로 가장 많았다. 2017년 임금을 기준으론 100만 원 미만을 받던 취업자의 65.7%가 2018년 100만 원 이상 일자리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