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MS는 이날 베데스다소프트웍스의 모회사인 제니맥스미디어를 75억 달러(약 8조7270억 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제니맥스는 베데스다소프트웍스 외에도 베데스다게임스튜디오와 이드소프트웨어, 아케인스튜디오, 머신게임스, 탱고게임웍스 등 여러 게임 개발사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MS는 ‘엘더스크롤스’와 ‘폴아웃’, ‘둠’, ‘퀘이크’ 등 유명 게임 타이틀을 손에 넣게 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MS는 간판 게임 타이틀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 시리즈가 ‘파이널판타지’와 ‘갓오브워’ 등 인기 게임 타이틀을 앞세워 게임 팬의 지지를 받는 반면, MS는 내세울 만한 게임 타이틀이 없다는 것이 오랜 약점이었다. 그 영향으로 MS는 그동안 소니와의 콘솔게임기 대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장 최근작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PS4)의 누적 판매 대수는 1억 대를 넘었지만, MS의 최근작인 엑스박스원의 추정 판매치는 4800만 대에 그쳤다.
MS는 약점 보완을 위해 공격적으로 게임 개발사를 인수해왔다. 지난해에는 게임 개발사 15곳을 보유하며 14곳을 가지고 있는 소니를 제쳤다. 이번 제니맥스 인수로 MS 산하의 게임 개발사 수는 23곳으로 늘었다.
게임 리서치업체 암페어애널리시스의 피어스 하딩 롤스 리서치 디렉터는 이번 인수를 두고 “MS의 야심 찬 쿠데타”라며 “MS의 게임 포트폴리오를 훨씬 더 강력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MS가 엑스박스 시리즈X에 새로운 게임 타이틀을 얼마나 넣을지는 밝히지 않았다. 필 스펜서 MS 게임 부문 대표는 “게임별로 다른 콘솔에서 출시할 것”이라며 엑스박스와 컴퓨터, 게임패스 등 다양한 경로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소니와 MS는 나란히 11월 신작 콘솔 출시를 예고했다. 두 업체의 신작 출시일이 이틀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 가격까지 같아 누가 콘솔 대전에서 승리를 거둘 것인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니가 연말 콘솔 대전의 승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MS의 인수 소식에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조지 지지아쉬빌리 옴디아 선임 분석가는 “소니의 PS5가 MS의 시리즈X보다 더 많이 팔릴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도 “MS의 인수 발표가 중요한 시기에 나왔다. 많은 게임 팬들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 리서치업체인 뉴주는 올해 안에 27억 명의 게이머가 게임 부문에 1600억 달러를 쓸 것으로 전망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이라며 “10년 후면 비디오게임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