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들이 화웨이 점유율을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인 메이트X2 연내 출시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9월 중 메이트X2에 공급하는 폴더블 패널을 생산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이에 따라 메이트X2 역시 연내 출시 가능성이 유력했다.
그러나 지난 15일부터 미국의 추가 제재 조치가 발효되면서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도 어려움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 최고경영자(CEO) 로스영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 메이트 X2 연내 출시가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40 시리즈의 연내 출시도 불투명해졌다. 일부 IT 전문가는 메이트40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은 2세대 폴더블폰 ‘플렉스파이2’를 오는 21일 정식 출시한다.
로욜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서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가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시장의 관심은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량이 올해 1억9200만 대에서 내년 5900만대로 폭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화웨이의 점유율이 15.1%에서 4.3%까지 낮아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화웨이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이 화웨이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 마찰 등 갈등으로 중국 브랜드 불매운동이 벌어지며 중국 브랜드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화웨이의 공백을 같은 중국 기업인 오포와 비보, 샤오미 등이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2분기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2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비보(15%), 오포(15%), 샤오미(12%) 등 중국 브랜드들이 1~4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아시아 점유율은 10%로 5위에 머물러 있다. 시장 순위상 화웨이 반사이익이 삼성전자보다는 중국산 브랜드에 먼저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아시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느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올해 2분기 화웨이는 아시아 1위, 유럽 3위, 남미 3위, 중동·아프리카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유럽, 남미, 중동·아프리카 1위, 북미 2위, 아시아 5위로 화웨이보다 높은 순위의 성적을 거뒀지만, 근소한 차이로 화웨이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신흥국 시장이 많이 몰린 아시아 지역에서의 성적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지 특화형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신흥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박진석 연구원은 “삼성이 가성비 높은 중국의 저가 제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부품 비용의 최적화와 함께 판매 채널에 대한 비용 효율 극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