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톡(talk)] 한국인 10명 중 1명 당뇨병…40세 이후 ‘매년 공복혈당검사’ 기억하세요

입력 2020-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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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발병 요인 ‘유전적 결함·환경적 요인’ 복합적인 영향
비만 체중 5~10% 감량하면 당뇨병 위험 ‘절반’ 수준으로 뚝
임신성 당뇨병, 출산 후 혈당 떨어지지만 ‘제2형’ 진행 우려

(이미지투데이)
(이미지투데이)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죽음은 지리적 환경, 유전적 결함, 문화적·개인적인 요소들이 맞물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7명이 ‘10대 사망 원인’(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자살, 간 질환, 만성 하기도 질환, 알츠하이머병, 고혈압성 질환 등)에 의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알아볼 ‘당뇨병’ 역시 한국인의 10대 사인에 포함된 무서운 질병이죠.

한국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 유병자

당뇨병은 우리 몸에서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을 때 생기는 대사질환의 한 종류로 혈중 포도당(혈당)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는 데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포도당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 중 탄수화물의 기본 구성 성분입니다. 탄수화물은 위장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변한 다음 혈액으로 흡수되는데, 흡수된 포도당을 세포들이 이용하려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합니다. 인슐린은 췌장의 랑게르한스섬을 구성하는 베타 세포에서 분비돼 혈당을 낮추는 기능을 합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영양조사(국민의 건강 수준 및 영양 상태 조사) 통계집 ‘2018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 유병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뇨병은 유전적 결함과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부모 중 한 명이 당뇨병일 때 자녀에게 당뇨병이 생길 확률은 15%, 양친 모두가 당뇨병일 경우는 30% 정도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전부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만, 노화, 식생활, 신체활동 부족, 스트레스, 성별, 약물복용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병하게 됩니다.

뚱뚱한 사람 당뇨병 위험 ‘일반인의 3배’

‘만병의 근원’ 비만은 당뇨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뚱뚱하면 당뇨병을 의심하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비만 때문에 생기는 당뇨병은 체내 인슐린이 충분한데도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생기는 것으로, 특히 복부·내장비만은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비만은 정상 체중보다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3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또한 고혈압, 심장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비만한 사람이 체중을 5~10% 정도만 감량해도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하니 꼭 기억하세요.

당뇨병은 중년 이후 많이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도 높아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겨 발병하기도 합니다. 인슐린과 글루카곤 호르몬에 이상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당뇨병이 유발되고, 뇌하수체나 갑상샘·부신호르몬과 같은 간접적 관련 인자도 영향을 미칩니다. 췌장염, 간염, 쓸개염 등 감염증 때문에 당뇨병이 생기기도 합니다. 감염증에 걸리면 신체 저항력이 떨어지고, 당대사도 나빠져 당뇨병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죠.

사회·경제적 발전과 함께 과식·운동 부족·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당뇨병 인구가 늘어나면서 당뇨병 사망자도 증가했습니다. 1983년부터 2003년까지 통계청의 사인별 사망자 수를 분석한 ‘한국인의 사망원인 구조 변동 추이’에 따르면 1980년대(1983~1989년 기준) 연평균 2459명(남성 1417명, 여성 1042명)이었던 당뇨병 사망자는 2000년대(2000~2003년 기준) 1만1585명(남성 5724명, 여성 5861명)으로 471% 폭증했습니다.

당뇨병 조기 진단하려면 40세 이후 매년 ‘공복혈당검사’

당뇨병은 주로 ‘다음(多飮)·다식(多食)·다뇨(多尿)’의 ‘삼다(三多)’ 증상을 동반합니다.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때 포도당이 다량의 물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됩니다. 소변을 자주 보면 몸 안의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갈증을 느끼게 되고 이에 따라 물을 많이 마시게 됩니다. 또한, 섭취했던 음식물들을 체외로 배출되면서 에너지로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복감이 심해져 음식물을 먹어서 다시 채워 넣으려고 하죠. 하지만 초기 당뇨병 또는 일부 환자에게선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예도 있습니다.

당뇨병은 뇌졸중·관상동맥 질환의 발생률을 높이기도 합니다. 무증상·무자각 환자들은 자신이 당뇨병인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혈관이 막혀 중풍·심근경색 등 합병증으로 진행되고 나서야 뒤늦게 당뇨병을 진단받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40세가 넘으면 매년 공복에 혈당검사를 하고, 당뇨병 유병자는 1년에 한 번씩 합병증이 생겼는지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5년 이상 만성 당뇨병 환자, 파킨슨병 발병 위험 61.8% 높아

최근 당뇨병을 앓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파킨슨병이 발병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국제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9월호에 게재된 이상열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약 1500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뇨병 정도에 따른 파킨슨병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유병 기간이 5년 이상 당뇨병 환자군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당뇨병이 없는 비교군보다 61.8%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년 미만 당뇨병 환자군은 18.5%, 당뇨병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군은 3.8% 파킨슨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파킨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인을 보정하더라도 당뇨병 유병 기간에 따라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비례했죠. 이상열 교수는 “당뇨병으로 인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의 증가에 대한 인과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학술적 근거”라고 말했습니다.

급성 발병하는 제1형 당뇨병…국내선 제2형 당뇨병이 대다수

국내 당뇨 환자의 2% 미만을 차지하는 ‘제1형 당뇨병’은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는데, 체내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 세포가 파괴돼 혈당이 상승하면서 당뇨병으로 진행됩니다. 급성으로 진행되며 극심한 다음, 다뇨, 체중 감소 등 증상을 동반합니다. 극심한 인슐린 결핍에 따른 케톤산증(ketoacidosis·물질 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혈액 내 케톤체가 쌓여 산도가 낮아지게 되는 상태)에 의한 사망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죠.

이에 반해 40세 이상 성인에게서 발생하고 서서히 진행되는 당뇨병을 ‘제2형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생활 수준 향상에 따른 과식·운동 부족·스트레스 등 영향으로 인슐린 성능이 저하되면서 병증이 진행됩니다. 발병 초기에 식사 조절과 운동요법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면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기간에 발생(대개는 임신 중후반)·발견되는 당대사장애입니다. 우리나라 임산부의 임신성 당뇨 유병률은 1990년대 1.7~3.9%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1년에는 10.5%까지 치솟았습니다. 임신 중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혈당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 임산부의 주산기 사망률(6.4%)은 정상 임산부보다 4.27배(1.5%)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신성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은 출산 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가지만, 분만 5년 이내에 약 35%, 20년 이내에 절반가량이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합니다.

Q&A를 통해 당뇨병에 대한 궁금증을 추가로 정리해봤습니다.

-당뇨병 이젠 흔한 질병 아닌가요?

“당뇨병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당뇨병의 심각성을 깊이 인지하지 못하고, 환자 자신도 치료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늘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뇨병은 완치되는 병이 아닌 평생 조절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운동요법 등 지속적인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당뇨병 합병증은 무엇이 있나요?

“급성 합병증과 만성 합병증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체내 혈당이 너무 높거나 낮아서 생기는 급성 합병증은 케톤산혈증, 고삼투압성 고혈당 증후군, 저혈당 등이 있습니다. 의식 저하 또는 혼수 등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심각하면 사망 위험까지 있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만성 합병증은 크게 대혈관 합병증, 미세혈관 합병증, 당뇨병 족부병변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대혈관 및 미세혈관 합병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심혈관계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여부를 확인하고 심혈관계 위험인자·합병증 정도를 규칙적으로 검사해 철저히 관리가 이뤄져야 합니다.”

-당뇨병은 반드시 식사 조절을 해야 하나요?

“당뇨병 환자에게 식사의 기본 원칙은 규칙적으로 적절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또한 제2형 당뇨병의 반수 이상이 과체중이므로 식사요법과 함께 운동요법을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규칙적인 관리에도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약물요법을 추가로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당뇨 합병증이 심하거나 심장이 나쁜 경우, 동맥경화증이 심한 경우 격렬한 운동은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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