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개인투자자 중심 유동성 랠리 당분간 지속될 것”
‘G20 중 상승률 2위’· ‘수익률 35개국 중 4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락했던 한국 증시(코스피지수)가 현재 거둔 성적표다.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이끈 주인공은 ‘개인투자자’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린 개미들의 매수세가 코로나19로 폭락한 증시를 끌어올렸고,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향후 동학개미들의 ‘사자행렬’이 지속해서 이어질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전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43조4032억 원, 코스닥 시장에서 12조1887억 원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29조1222억 원, 26조1887억 원을 매도했다. 한국 증시 양대 큰손이 주식을 내던지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가 부지런히 사 모아 증시 상승을 주도한 셈이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폭발적으로 늘어나 15일 기준 27조6775억 원을 기록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7월 26조612억 원, 8월 34조2319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심에는 거래량의 80%를 차지한 ‘개인투자자’가 있다. 일 평균 약 22조 원의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14일 기준 56조4034억 원에 이른다. 지난달 31일 주식시장 역사상 처음으로 투자자예탁금은 60조 원을 돌파했고, 이달 2일 48조 원으로 감소했다가 4일 다시 63조 원으로 회복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의 유동성 랠리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단순하게 접근한다면 투자자예탁금 수치만으로 봐도 6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연초 대비 2~3배가량 뛰었다”며 “대기 중인 자금이 계속 들어온다면 수십조가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그는 “저금리 상황은 코로나19가 지속하는 한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개인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도 분석했다.
공매도 제한 연장, 뉴딜펀드 조성, 주식거래수수료 전액 면제 시행 등의 정부의 정책들이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을 높이고 있는 것도 개인자금의 증시 유입을 지속해서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의 부동산 정책, 주식시장 세제 개편과 뉴딜펀드 조성 등을 감안하면 정부는 유동성을 주식시장으로 유입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뿐만 아니라 최근 공모주 청약 등을 보면 자발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대금이 급격하게 꺼질 개연성은 낮고 오히려 현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개인의 매수세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개인 순매수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생각하나 개인이 샀기 때문에 불완전한 상승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펀드 환매 등을 추가로 고려하면 지난 10여 년간 매도 규모 대비 순매수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