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구개발(R&D) 성과가 연구실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에 활발히 이전되고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 제도를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고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등 기술과 제품, 시장의 간극 줄이기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범부처 기술이전·사업화 정책협의회'를 온라인 영상 회의로 열고 '제7차 기술이전·사업화 촉진계획'을 발표했다.
기술이전·사업화 촉진계획은 산업 혁신 선도를 위해 3년마다 범부처 차원에서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다.
이번 7차 계획은 기술 이전 과정의 간극 해소를 목표로 △시장 수요자 중심의 우수 R&D 성과 창출 △공급자-수요자 간 신속한 기술매칭 기반 조성 △투자 확대 및 규제·인증 지원 등 3대 핵심 전략을 세웠다.
우선 시장이 원하는 R&D 성과 창출을 위해 수요연계·투자매칭 R&D를 확대한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총 1925억 원을 투입해 민간투자로 먼저 시장성을 검증한 뒤 나중에 정부투자가 이뤄지는 방식의 투자매칭 R&D를 도입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진입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수요연계형 R&D 지원사업을 올해 10억 원 규모에서 내년에 5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
공동 R&D와 기술이전 사업화, 기술교류 등 기술협력 컨트롤타워로서 기능할 '한-아세안 산업혁신기구'를 내년 상반기 중 설립할 예정이다.
공공기술을 상업적으로 더 활발히 활용하도록 시행령 개정을 통해 현행 1년인 전용실시(독점 사용) 유보 기간을 단축하고, 전용실시를 신청할 경우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공개경쟁제도를 도입한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자를 내정한 뒤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더 좋은 인수자를 찾는 거래 방식으로, 높은 경쟁률로 최적의 거래대상자를 신속하게 선별하는 데 유리하다.
이와 함께 141개 기술거래기관과 29개 기술평가기관을 활용해 연 6000여 건에 달하는 기술거래·평가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평가·기술매칭 시스템을 구축한다.
연구실에서 이뤄진 기술 개발이 시장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랩 투 마켓'(Lab to market) 상용화 R&D 확대를 위해 내년에 116억 원을 들여 범부처 사업화 이어달리기를 추진한다.
정부 R&D 기술을 기업에 연결해주고 상용화 R&D와 사업화 자금을 함께 지원하는 제도인 테크-브릿지(tech-bridge)를 통한 상용화 기술개발에도 2027년까지 2525억 원을 투입한다.
특히 외부기술도입과 기술지주회사 설립 등을 지원하는 1조5500억 원 규모의 기술사업화 펀드를 2022년까지 조성하고 민간 기술평가기관을 활용해 2000억 원 규모의 기술사업화 보증상품을 신설한다.
우수기업 R&D 규제를 일괄 면제하는 'R&D 샌드박스'를 도입해 연구목표 및 참여기관 변경이나 사업비 정산 등 연구 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한다.
공공기관의 수요에 기반한 기술개발과 현장 실증을 진행하고 수요기관 구매(수의계약)로 연계하는 방식의 R&D를 확대해 공공조달시장을 마중물로 판로를 키울 방침이다.
산학연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의 주식보유 비율을 20%에서 10%로 완화하고, 기존에 첨단·녹색기술로 한정했던 공공연 기술지주회사 설립 가능 기술범위를 완화하는 등 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강경성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기술이전·사업화는 R&D 성과를 활용해 제품․서비스를 생산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으로, 기업활력을 촉진하고 산업구조 전환을 가능케 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시장 중심의 R&D 성과 창출과 효율적인 기술이전 기반 조성, 투자 확대를 통해 우리 기업의 사업화 역량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