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보다 전셋값이 2억 원 이상 올랐는데 늦어도 3일이면 전세계약 완료됩니다. 이마저도 없어서 못 보여드려요.” (경기 광명시 철산동 L공인중개사무소 괸계자)
경기 광명시 아파트 주택시장이 재건축발 전세난을 겪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에다 대규모 재건축 사업까지 연달아 진행되면서 전세 품귀 속 가격이 치솟고 있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명시 아파트 전세 물건은 총 194건으로 한 달 전 448건보다 57%가량 줄었다.
전세 물건이 줄어들자 전셋값은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광명시 중위 전셋값(주택을 전세 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 가운데 위치하는 중앙값)은 3억3400만 원으로 지난 7월 3억2500만 원보다 5.2%(900만 원) 올랐다. 올해 들어 광명시 중위 전셋값은 지난 1월(3억1450만 원) 대비 6.2% 상승했다. 지난 7월 국회 문턱을 넘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 셈이다.
문제는 광명시 내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진행돼 전세난이 내년 이후까지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명 철산주공12·13단지는 정밀안전진단 추진 등 재건축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12단지는 지난 주말 재건축 설명회를 열고 주민 의견수렴에 나섰다. 13단지는 정밀안전진단 시행 기금 모집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들 두 아파트는 각각 1800가구(12단지)와 2460가구(13단지)의 대단지다. 앞서 철산주공8·9단지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다음 달 말부터 본격 이주에 들어간다. 이 아파트 역시 총 2064가구의 대단지다. 철산동 한 공인중개사는 "철산주공 8·9단지가 이주가 나서고 12·13단지가 안전진단 통과 이후 재건축 실거주 의무를 피하고자 연내 조합설립을 마무리하면 인근 전세시장은 더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철산주공단지 인근 ‘광명푸르지오’ 아파트의 전세 물건은 한 건도 없었다. 1264가구 규모의 ‘철산 푸르지오 하늘채’ 아파트의 전세 물건도 단 2건, 445가구 규모의 ‘광명브라운스톤2단지’ 역시 한 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전세 시세도 최근 실거래가보다 2억 원 이상 비쌌다. ‘철산 푸르지오 하늘채’ 전용 59㎡형 전세보증금 호가는 6억6000~7억 원 선이다. 지난 6월 전세 실거래가(4억7000만 원)와 비교하면 약 2억 원 이상 오른 셈이다. ‘광명브라운스톤2단지’ 전용 84㎡형 역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지난달 6억7500만 원에 계약을 마쳤다. 이 단지는 지난 7월까지 3억7000만~4억5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한 달 만에 최대 3억 원가량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