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재편 임박…화웨이 빈자리 누가 채울까

입력 2020-09-1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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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복합쇼핑몰 매장 밖에서 화웨이 간판이 보인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복합쇼핑몰 매장 밖에서 화웨이 간판이 보인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시기가 임박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재편 조짐이 움트고 있다. 경쟁사들은 화웨이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 셈법을 고심하는 양상이다.

시장에선 삼성전자를 비롯, 중국 오포ㆍ샤오미 등 주요 경쟁사가 지역별로 각각 선별적으로 대체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경직됐던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는 신제품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빈자리 쟁탈전에 나섰다.

“화웨이 칩셋 소진 시기 내년 초…사실상 프리미엄 시장 퇴출”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축적해둔 칩셋 재고 물량 소진 시점은 내년 초다. 이 시기가 지나면 화웨이는 사실상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 생산에선 손을 떼야 한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과 교수는 “화웨이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작을 못할 것이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고, 활로가 막힌 상태에서 자체제작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내년쯤에는 (스마트폰) 프리미엄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내년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 물량이 6000만 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나 전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 수준이다. 상반기 20%대였던 점유율도 내년엔 4.3%로 폭락할 것으로 봤다.

화두된 ‘화웨이 빈자리 뺏기’…“지역별 수혜 기업 다를 듯”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선 ‘화웨이 빈자리 뺏기’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다만 업계에선 어느 한 업체가 화웨이 물량을 독점하기보다는, 경쟁사가 지역별로 각각 다르게 화웨이 물량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삼성 오페라 하우스에서 한 고객이 '갤럭시 노트20'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삼성 오페라 하우스에서 한 고객이 '갤럭시 노트20'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국내 업체 입장에선 인도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국경 분쟁으로 현지 반중정서가 심화하면서 중국 업체를 제치고 삼성전자가 화웨이 대체 물량을 압도적으로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홍콩계 금융사인 CLSA증권 산자브 라나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6900만 대에서 8000만 대로 상향 조정하면서 “인도에서 반중 정서가 높아지며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화웨이 수요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은 제한적이다. 중국 시장은 자국 업체 시장점유율(MS)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자국 브랜드 로열티가 높기 때문이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3사가 화웨이 대체 수요를 나눠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포·비보 모회사인 중국 BBK그룹의 또 다른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리얼미’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ITㆍ가전전시회인 IFA에 처음 참가해 2~3년 내 판매량을 1억 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떠난 중저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대대적으로 알린 것이다.

유럽과 미주 등에선 경쟁사 통틀어 고른 반사이익이 점쳐지는 가운데, 5G와 중저가 라인 확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작년부터 신규 수요가 5G 제품을 중심으로 창출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5개 중 아이폰11을 제외한 4개(삼성 갤럭시A51ㆍ샤오미 레드미노트8ㆍ레드미노트8 프로ㆍ애플 아이폰SE) 제품이 모두 중저가 제품이다.

스마트폰 신제품 러시…최종 승자 누굴까

가파른 시장 변화를 앞두고 스마트폰 업체들은 시장 구미에 맞는 신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애플은 내달 아이폰12를 일반 모델 2종, 프로 모델 2종으로 확대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 수요 흡수를 노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20과 갤럭시 Z폴드2를 발매한 데 이어, 인기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 M51를 내달 인도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업체 리얼미는 역대 최저가 5G 스마트폰 '리얼미 X7'를 이달 출시했고, 샤오미는 국내에서도 출시됐던 중저가 5G 스마트폰 '미10 라이트(Lite) 5G' 일본 판매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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