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실적 기대감에 집나간 외국인 돌아오나

입력 2020-09-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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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월별 외국인 순매수 추이 및 주가 등략률(9월은 10일 종가 기준, 자료제공=한국거래소)
▲올해 월별 외국인 순매수 추이 및 주가 등략률(9월은 10일 종가 기준, 자료제공=한국거래소)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의 호조세 속에서도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대형 수주 소식에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 상승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6963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9.63%에 달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지난 8일 2662억 원 순매수했고 9일에도 1343억 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전날 종가기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보유비중은 56%다.

국내 증시는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폭락을 겪은 후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왔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19일 1457.64로 연저점을 기록한 이후 전날까지 64.40%가 올랐다. 하지만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7.83% 오르는데 그치며 상승률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외국인들의 이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3월 삼성전자 주식을 4조9335억 원 순매도하며 주가를 11.90%나 떨궜다. 4월에 28억 원 순매수하며 살아나는 듯 했던 매수세는 5월에 다시 4963억 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후 외국인은 6월과 7월에 각각 4052억 원, 2조6574억 원 순매수하고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4.14%, 9.66% 올랐지만 다시 8월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7905억 원 순매도하며 주가를 6.74% 끌어내렸다.

하지만 9월 들어 연이은 대형수주 소식과 증권가의 호평이 이어지며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올 채비를 갖추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퀄컴이 `IFA 2020`에서 공개한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4-시리즈 생산을 맡았다. 올초에는 5G 모뎀칩 `X60` 일부의 생산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이어 7일에는 공시를 통해 향후 5년간 미국 통신기업인 버라이즌과 총 66.4억 달러(약 7.9조 원) 규모에 달하는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발표했다.

이같은 겹호재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기준 증권사들이 예측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조8885억 원으로 한달새 1조 원 가량이 늘었다.

아예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을 것이란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지난 7월 하나금융투자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길 것이라고 예측한 이후 이달 들어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10조 원 예측 대열에 합류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코로나19 두 가지는 실적과 주가를 모두 눌러왔던 악재였다면 이번 분기는 실적의 상향 조정 배경이 되고 있다”면서 “무선에서 개선이 예상되고 파운드리의 이어지는 신규 수주 소식도 긍정적인 만큼 3분기 실적은 2분기 서프라이즈에 이어 10조를 넘는 10.6조 원의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21대 정기국회의 막이 열리면서, 보험업범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른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오버행 우려와 트럼프 정부가 발표한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안에 따라 삼성전자가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못하는 것을 악재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 역시 장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삼성전자는 단기적 주문감소를 겪을 수 있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와 신규 고객 확보의 기회요인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는 실보다 득이 클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 제재는 D램 재고소진과 가격 바닥 시기를 앞당겨 역설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오버행 이슈도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보여주는 저력을 흔들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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