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다만 장중엔 강세폭을 일부 되돌림하는 흐름이었다. 한국은행이 올 연말까지 5조원 내외 규모로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데다, 밤사이 미국 증시 폭락에 따른 미국채 강세가 영향을 줬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대량 매도에 나섰다.
수급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움직임이 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계를 늘려 4분기(10~12월)를 보면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수급변수와 미국 대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미중간 갈등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9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2.2bp 하락한 0.838%를 기록했다. 국고3년물은 3.4bp 떨어진 0.915%를, 국고5년물은 4.4bp 내린 1.190%를, 국고10년물은 3.7bp 하락해 1.518%를 보였다. 국고30년물은 2.7bp 하락한 1.636%를 나타냈다. 반면 국고10년 물가채는 1.0bp 상승한 0.818%를 기록해 7월22일(0.825%) 이후 2개월만에 최고치를 이어갔다.
한은 기준금리(0.50%)와 국고3년, 10년물간 금리차는 각각 41.5bp와 101.8bp를 기록했다. 10-3년간 금리차는 0.3bp 좁혀진 60.3bp를 보였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4.7bp 하락한 70.0bp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달 27일 69.3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월물인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3틱 오른 111.70에 거래를 마쳤다. 미결제는 4111계약을, 거래량은 210계약을 기록했다. 근월물과 원월물 합산 회전율은 0.27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2만82계약을 순매수해 나흘만에 매수전환했다. 이는 2일 2만1471계약 순매수 이후 일별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반면, 개인은 1만5183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3월6일 1만8036계약 순매도 이후 6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다. 외국인도 900계약을 순매도해 나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35틱 상승한 132.28을 보였다. 장중 고점은 132.66, 저점은 132.14로 장중변동폭은 52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15만4208계약을, 거래량은 6만1686계약을 나타냈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41틱 상승한 131.95를 보였다. 미결제는 2682계약을, 거래량은 292계약을 나타냈다. 합산 회전율은 0.50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5071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연속 매수에 나섰다. 이는 또 지난달 28일 5872계약 순매수 이래 일별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반면, 외국인은 4894계약 순매도해 사흘만에 매도전환했다. 이 또한 지난달 31일 5445게약 순매도 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규모다. 은행도 1236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2틱을, 10선은 저평 1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거래는 금융투자에서 매수 600계약, 매도 600계약을 각각 보였다.
전날부터 근월물과 원월물간 롤오버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근원월물간 스프레드거래를 보면 3선에서는 금융투자 5202계약, 연기금등 1389계약, 외국인 955계약을 각각 기록했다. 10선에서는 외국인 1819계약, 금융투자 1719계약, 투신 850계약, 은행 500계약을 각각 나타냈다.
그는 이어 “한은 단순매입은 시장에 분명 우호적인 재료다. 허나 수급부담을 해결했다기 보다는 결국 방어적인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전히 외국인 움직임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 레인지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 국고채 단순매입 소식과 미국 금리 하락 영향으로 큰 폭 강세 출발했으나 3선에선 장초반 개인이 대량 매도에 나섰고, 10선에서도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인 영향으로 강세폭을 축소하면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극적이던 한은이 오랜만에 시장에 대응을 해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 역할로 최근 금리 고점은 막히는 모습이다. 허나 여전히 불안하긴 하다. 일단 다음주까지 중앙은행들 회의가 연속인데 시장에 우호적일 것 같진 않다. 길게는 4분기 내내 변동성 확대를 감내해야 할 듯 싶다. 국내는 수급 변수가 크고 미국에선 대선 정국 진입이 이슈다. 코로나 백신이 언제 나올는지 모르고, 미중 분위기도 봐야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