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일주일째 100명대에서 정체됐다. 방역당국은 ‘숨은 확진자’에 의한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발생해 2~3월보단 확진자 감소세가 더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9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전날보다 156명 증가한 2만158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국내발생은 144명, 해외유입은 12명이다. 신규 확진자 규모는 3일(195명) 이후 7일째 100명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말 300~400명대에 달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확산세가 안정됐으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은 계속해서 발생 중이다.
12시(정오) 기준 주요 감염경로별 발생 현황을 보면, 서울 송파구 쿠팡물류센터 접촉자조사 중 2명이 추가 확진(누적 12명)됐다. 광복절 서울 도심집회와 관련해선 역학조사 결과 기존 확진자 중 12명이 재분류돼 총 확진자는 551명 늘었다. 서울 영등포구 일련정종 서울포교소(종교시설) 관련 확진자도 14명으로 2명 늘었다. 경기 안산시에선 가족·지인을 중심으로 4일 지표환자가 발생한 이후 12명이 추가 확진됐다. 아산 외환거래설명회 집단감염(7명)은 앞서 발생한 대전 건강식품설명회 관련 집단감염과 관련성이 확인됐다. 누적 확진자는 25명이다.
이 밖에 광주 북구 시장 관련 확진자는 23명으로 7명, 울산 현대중공업 관련 확진자는 7명으로 6명 늘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3월에는 정부가 행정명령 등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체계적으로 시행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지금 하고 있는 2.5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보다 훨씬 더 강도가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지난 몇 개월 동안 누적된 경증·무증상 감염자가 지역에 어느 정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무증상·경증환자로부터 이어지는 소규모 또는 중소규모의 집단발병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2~3월과는 조금은 다른 양상이 있다”고 부연했다.
당장 이주에는 일일 확진자가 급격히 줄어들기 어렵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정 본부장은 “미분류였던 환자들을 역학조사해보면 5~10명 정도의 접촉자에서도 양성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지역감염의 전반적인 규모가 줄어야 확진자 숫자가 예전처럼 더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직은) 지역감염의 범위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감소하는 추세가 예전보다는 훨씬 더 좀 지연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가 12일 질병관리청으로 개편되는 데 대해 “질병관리청으로 확대 개편되는 것은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하고 또 앞으로 오는 신종감염병에 대한 위기대응을 좀 더 철저하고 좀 더 체계적으로 하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받아들인다”며 “국민의 그런 신뢰를 저버리지 않게끔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극복과 신종감염병 대응에 더욱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초대 청장으로 내정된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청이 출범하는 12일부터 새 직함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