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평등, 일ㆍ가정 양립과 관련한 제도가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직장인 여성 10명 중 7명은 여전히 회사생활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인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여성직장인 300명과 기업 인사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직장인 71%는 승진ㆍ평가ㆍ업무기회 등 회사생활 전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답했다. '차이 없다'와 '유리하다'는 답변은 각각 26.4%, 2.6% 수준이었다.
반면, 기업 인사담당자 81%는 여성 직장인에 ‘차별 없다’고 답해 상호 간 큰 인식 차이를 보였다.
세부적인 답변을 살펴보면, 64.3%는 '승진에 있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44.7%는 '기업에서 여성 관리자 임명을 기피하는가'라는 물음에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응답했다.
'성과 평가 시 여성을 어떻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낮게 평가한다'는 응답(66.7%)이 '차이 없다(30.7%)'의 두 배를 넘었다. 회사 내 인정과 승진으로 연결될 수 있는 주요 업무 배치 등 업무기회 측면에서도 여성 직장인의 65.7%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답했다.
여성 직장인들은 회사생활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이유로 '출산ㆍ육아로 인한 업무 공백 우려(44.1%)'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여성 업무 능력에 대한 편견(29.1%) △남성중심 조직문화(9.8%) 순이었다.
육아 휴직과 회사복직 후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회사에서 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35.7%)가 ‘그렇다’(27.3%)보다 많았다.
복직 후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서는 여성 직장인 44.3%가 '걱정한다'고 답했고, '걱정 않는다'는 9%에 불과했다.
직장 내 여성인력 활용 확대를 위해 필요한 과제로 여성 직장인은 '기업문화 변화'를 첫손에 꼽은 반면, 인사담당자는 '인프라 확충'을 가장 많이 선택해 시각차를 나타냈다.
여성 직장인은 '여성에 대한 편견 해소’를 31.3%가 선택했고, △종일 돌봄ㆍ방과후 학교 등 사회적 인프라 확대(26.3%) △성과평가ㆍ승진기준 명확화’(24.0%) △갑작스러운 야근ㆍ회식 지양 등 일하는 방식 개선(16.3%)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같은 질문에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종일 돌봄ㆍ방과후 학교 등 사회적 인프라 확대’(37.7%)를 1순위로 꼽았고, 다음으로 △성과평가ㆍ승진기준 명확화(22.2%) △여성에 대한 편견 해소(18.5%) 순이었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여성인재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2019년 기준 민간기업의 여성관리자 비율이 20.9%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내의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성과평가 기준 명확화 등을 통해 평등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