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향후 재매각 시 자회사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금융권 및 재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제안을 HDC현대산업개발이 끝내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이 무산되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의 관리 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을 정상화한 뒤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통매각' 대상이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자회사들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산업은행도 '플랜B'로 분리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 지난달 3일 "아시아나 경영을 안정화한 뒤에 저비용항공사(LCC) 분리매각이나 자회사 처리 등의 방안도 적극적으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로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IT 계열사 아시아나IDT, 지상조업 업체 아시아나에어포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각 당시에도 아시아나항공을 통째로 인수할 수 있는 후보자가 많지 않아 분리매각에 대한 시장 관심 컸다.
문제는 항공업 업황의 회복이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상태다.
지난해까지 '알짜 자회사'로 꼽히던 에어부산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237억 원, 영업손실 51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84.8%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올 1분기보다 악화했다.
지상조업 업체인 아시아나에어포트와 아시아나개발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LCC가 분리 매각될 경우 모회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분리매각 시 대형항공사(FSC)와 LCC를 함께 보유해 중장거리 노선과 단거리, 고급 서비스 및 비즈니스 수요와 '가성비' 수요로 이분화되는 시장에 대응하는 시너지가 사라진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항공기 정비와 리스 등도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에 의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품을 떠나면 항공기 리스, 정비 등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