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출신 세바스찬 고카가 진행하는 쇼 ‘아메리카퍼스트’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고카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큰 공산주의 국가와 사업을 해야 하느냐”며 “왜 미국은 중국을 상대하느냐”고 질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극복해야 하는 40년의 역사가 있다”며 “중국이 우리를 뜯어먹고 있었다는 증거 자료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알린 첫 번째 대통령”이라고 추켜세웠다. 또 “배가 방향을 틀기 시작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며 “다른 동맹국이 미국의 행동에 합류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호주, 일본, 심지어 유럽연합(EU)까지도 함께 한다”며 “EU 지도자들은 중국 공산당의 위협과 도전을 인정하면서 성명을 발표했다”고 구체적으로 한국을 거론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모형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가 중국 견제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이 동맹국에 동참을 유도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같은 날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의 ‘숀 해니티 쇼’에 출연해 “우리는 미국에서 일하는 중국 외교관들에게 무임승차는 끝났음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외교관들은 스파이 활동 수행 능력이 있다”며 “미국은 중국 공산당에 무릎을 꿇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성명을 내고 “중국 고위 외교관이 미국의 대학을 방문하거나 현지 관리를 만날 때 승인을 받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제약을 건 것을 가리킨다. 그는 상호주의를 내세우며 “미국 외교관이 중국에서 대학을 방문하거나 공무 면담을 확보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진행자인 숀 해니티 폭스뉴스 앵커가 “중국을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생각하느냐”고 묻자 폼페이오 장관은 “외부에 있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은 중국 공산당”이라며 “중국 공산당은 러시아가 하지 않은 방식으로 미국에 침투하고 국영기업과 정부 보조금을 통해 미국 경제로 파고든다”고 답변했다. 미국은 현재 반중 경제 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동맹의 동참을 주문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의 경제를 파고든다는 발언은 반중 경제블록 형성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