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MMI(Memory Managers' Index)란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 상표권은 △경제예측 및 분석업 △기업 및 시장연구조사업 △상업적 및 사업적 통계정보제공업 △시장조사 데이터 및 통계 분석업 등으로 지정 상품 분류돼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자체 반도체 시장 예측 능력에 대한 지적 재산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고객과 협상하고, 생산량 등을 조절하기 위해선 자체적인 시장 분석 능력이 필수적이다. D램익스체인지, 옴디아, IC인사이츠 등 시장조사 기관이 있지만, 외부 자료에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이미 내부적으로 이 같은 시장 분석 역량을 갖추고 마케팅 등에 활용 중이다. 이번 상표권 출원은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는 메모리 시장에서 시장 분석 능력을 한층 키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반도체 분야는 시장 전망이 특히 중요한 업종이다. 설비 투자에 조 단위 자금이 들어가는 데다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한 탓이다. 과거 두 차례 반도체 치킨 게임도 결국 수요와 공급 법칙을 무시하고, 너도나도 설비 투자에서 경쟁하다보니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다. 당시 삼성전자는 경쟁사가 투자를 줄일 때, 오히려 과감한 투자로 메모리 1위에 올랐다. 오너의 결단력과 더불어 향후 반도체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올해 역시 삼성전자는 8조 원에 달하는 낸드플래시 투자와 1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에 나섰다.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향후 호황기를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장 분석과 관련한 상표권 등록을 통해 향후 이를 더욱 체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더 나아가 향후 이 같은 시장 조사를 외부에 제공하는 등 신사업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