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덮친 서울 주택시장… '거래 절벽' 비상

입력 2020-09-01 16:33 수정 2020-09-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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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사라지고 집값도 하락세…"추세 하락 여부는 지켜봐야"

▲서울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마스크를 쓴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서울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마스크를 쓴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잇따른 정부 규제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매수세가 약해진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거래 자체가 실종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발 거래시장 침체가 본격화할 경우 집값도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매수세 줄며 아파트값 상승세 꺾여… 잠실 파크리오 최고 3억 하락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파크리오' 전용면적 144.77㎡형은 지난 7월 25억 원에 매매 거래됐으나 최근 22억~23억 원대 매물이 등장했다. 최고가보다 최대 3억 원 가량 낮고 시세보다도 1억~2억 원이 낮다. 그나마 사려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잠실 파크리오의 경우 인근 지역이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이자 '풍선효과'로 최근 거래가 가장 활발한 단지 중 한 곳이었다. 신천동 P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래도 이 쪽 동네에선 매매가 활발한 편이었으나 최근 들어선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매수세가 줄면서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아파트 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고가 매물만 나와 있어 거래가 뜸한 상황인데, 코로나19 영향이 더해지며 시장이 잔뜩 움츠러들었다.

강남구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거래허가제에 묶이면서 가뜩이나 거래가 없었는데 최근에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가격도 조금씩 떨어져 은마아파트 31평의 경우 22억 원대에서 호가가 형성되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강남권뿐 아니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지에서도 거래가 잠잠한 모습이다. 마포구 아현동 R공인 관계자는 "매수 대기자들은 아직 많지만 집주인들이 여전히 호가를 높게 부르면서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 규제에 경기 불확실성 커져… 집값 전망 놓고 전문가 의견 엇갈려

실제 주택 지표로도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은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넷째주(24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은 0.01% 올라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이 0.01%포인트 줄었다.

강남4구의 경우 상승폭이 크게 꺾이며 서초·송파구는 3주 연속 보합(0.00%)을 이어갔고, 강남구와 강동구는 3주 연속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그간 내놓은 부동산 대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책의 경우 최소 4주에서 8주는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9~10월에는 집값이 본격적으로 잡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코로나 재확산이 거래시장 위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정부가 못 잡은 집값을 코로나가 잡게 생겼다"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어찌됐든 정부 규제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도 더 커질 것으로 보여 집값은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거래 위축과 함께 매물 잠김 현상도 이어지고 있어 아파트값이 하락으로 추세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 규제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면서 서울 주택시장은 한동안 약세 장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거래를 잡아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 정책이 경기가 좋아졌을 때도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공급 부족이란 고질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집값이 대세 하락으로 방향을 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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