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거주자가 해외에서 카드(신용ㆍ체크ㆍ직불)를 사용한 금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4~6월)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2분기중 거주자의 해외 카드 사용금액은 18억7000만 달러(2조2865억 원)로, 전분기(36억5000만 달러) 대비 48.7%( 17억8000만달러)감소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52.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규모면에서는 역대 최대폭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0.3% 급감했다. 이 또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지속에 따라 내국인 출국자 수 자체가 줄어든 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해 4분기 659만 명에서 올 1분기 370만 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엔 12만 명으로 급감했다.
다만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직구) 등 수요는 지속돼 출국자 수 감소폭에 비해 카드 사용실적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다. 실제 온라인 해외 직구 금액은 1분기 8억2000만 달러에서 2분기 7억5000만 달러로 약 9% 감소하는데 그쳤다.
카드 종류별로 보면 신용카드는 -50.6%로 사용금액 감소폭이 가장 컸다. 체크카드(-44%)와 직불카드(-38.4%)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코로나19가 이달 들어 재확산하는 가운데, 해외 카드 사용금액 감소폭이 지금보다 더 크진 않을 것이라는 게 한은 측 전망이다.
김자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2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가 12만 명으로 줄다 보니 여기서 더 줄어든다는 개념을 가져가기 힘든 상황”이라며 “여행으로 인한 감소폭은 거의 다 반영됐다고 보고 있으며 조금 더 줄어들 순 있겠으나 (현 수준만큼)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비거주자의 국내 사용실적도 7억 달러(8793억 원)에 그쳤다. 이는 전분기대비 51.8%가 급감한 것으로 역시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