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공장에서 출고된 이후 길들이기가 필요하다.
최근 자동차 엔진기술 발달로 "길들이기가 이제 필요없다"는 주장도 많지만, 완성차 메이커 연구원들은 여전히 ‘신차 길들이기’를 권장한다.
유성기어와 링크 등이 새롭게 맞물린 상태에서 갖가지 부품이 완전히 제자리를 잡아갈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극단적인 움직임을 자제하는 좋다는 뜻이다.
타이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차 소모품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품목인 만큼, 운전자의 운전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유효수명은 물론 승차감과 접지력 등이 달라진다.
이런 관점에서 "새 타이어 역시 길들이기가 필요하다"는 게 타이어 제조사들의 공통된 권장사항이다.
타이어의 주재료인 고무를 비롯한 여러 구성 물질들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 길들이기와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먼저 새 타이어는 헌 타이어보다 부드럽고 무르다. 타이어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주행 중 발생하는 적당한 온도를 통해 타이어의 성질을 단단하게 바꾸는, 예컨대 균형 있는 마모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적산 거리를 기준으로 짧게는 300㎞, 길게는 600㎞까지 정속 운행을 해야 한다. 주행 중 발생하는 반복적인 온도 차이로 인해 고무 성질이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겨울용 타이어의 경우 600㎞ 이상 길들이기 주행을 권장하고 있다.
숙성 기간도 필요하다. 타이어는 생산 날짜를 기준으로 평균 3~6개월이 지난 제품이 좋다.
주재료인 고무를 비롯해 카본과 타이어 안쪽의 △스틸 벨트(철심) △원단 △화학제품 등이 서로 단단하게 결합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거치면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내는 타이어로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자동차 메이커에서 실제 주행연비를 측정할 때 일정 거리(6500㎞ 안팎) 주행 뒤 연비를 측정하는 것도 이런 차원이다.
거꾸로 너무 오래된 타이어는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타이어 제조사는 생산 이후 3년이 넘어선 타이어는 폐기한다.
생산 일자를 기준으로 4~5년이 된 타이어는 고무의 경화현상 탓에 딱딱해지는데,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접지력도 약해져 안전운전에 방해가 된다.
타이어 메이커에서는 표면으로 드러나는 마모, 편마모, 물리적인 손상 등이 없더라도 이 기간이 지난 타이어는 교체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