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코스닥 상장사 코스나인의 부동산에 걸린 가압류 처분을 취소했다. 앞서 채권자가 주장한 코스나인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본 데 따른 것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구지법 서부지원 신청32단독 손영언 판사는 코스나인이 제기한 가압류 이의신청을 인용했다. 해당 가압류는 코스나인으로부터 사출자동화설비를 구입한 A 씨가 ‘기깃값을 약정한 것보다 더 많이 지급했으나, 코스나인이 기기를 전부 인도하지 않아 7억56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신청했다.
코스나인은 A 씨와 2018년 12월 사출기계(18억5000만 원), 도장라인(4억 원) 등 24억 원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까지 총 3억2500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코스나인은 자사에서 발급한 적 없는 ‘설비 매각에 있어 은행담보에 대한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확인서가 A 씨에 전달되자 이는 위조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코스나인은 해당 확인서와 관련해 기기 매각 과정에서 중간 역할을 한 B 씨 등을 사문서 위조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해당 사건이 발행한 지 3개월 후 양 측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기납입 대금은 반환하지 않고 매매대금에 포함하기로 했다.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계약서에 따르면 새 계약금액은 기존보다 1억 원가량 많은 총 25억8500만 원이다. 다만 계약서 작성일과 날인란은 기재가 없다. 이후 A 씨는 코스나인에 총 24억2500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A 씨는 새 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며 코스나인에 초과해 지불한 금액(1억5600만 원)과 미반출 설비금액(4억 원), 계약미이행으로 인한 추가손해(2억 원) 등을 배상하라며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했다.
재판에서는 A 씨가 코스나인에 지급한 24억2500만 원이 양사가 합의한 계약금액을 초과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A 씨 측은 합의된 계약금액이 22억 원 주장했고, 코스나인은 25억8500만 원이라고 맞섰다.
손 판사는 계약금액에 대해 코스나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A 씨가 김천세무서에 지난해 제2기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면서 코스나인의 세금계산서를 바탕으로 총합계 금액 25억8500만 원으로 신고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손 판사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이 사건 기계를 인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채무불이행으로 볼 수 없고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다”며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압류신청은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코스나인과 A 씨 측은 이번 설비 매매계약과 관련해 가압류 사건의 본안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