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생산능력이 둔화하면서 국내 고용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990년부터 2019년까지의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2017년 103.1로 정점을 기록한 뒤 2년 연속 감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5년 단위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연평균 증가율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0.7%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99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증가율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2018년 생산액 기준 상위 10대 제조업 중 2015년 대비 2019년의 생산능력이 1% 이상 향상된 업종은 전자부품(20.1%), 화학(8.0%) 등 5개였다.
고무ㆍ플라스틱(-3.6%), 금속가공(-8.5%) 등 2개 업종은 생산능력이 1% 이상 하락했고, 생산능력이 2015년 수준을 유지한 업종은 기타 기계ㆍ장비(0.0%) 등 3개였다.
생산능력 유형별 10대 제조업 생산액 비중(2018년 기준)을 살펴보면 상승형 5개 업종의 비중이 5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정체형(3개 업종)과 하락형(2개 업종)의 비중은 각각 34.1%, 10.8%를 기록했다.
한편 10대 제조업의 생산능력 유형별 고용비중(2018년 기준)은 상승형 39.7%, 정체형 35.2%, 하락형 25.1% 등으로 정체 또는 하락형 업종이 국내 고용의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 관계자는 “고용인원 기준 제조업 상위 5개 업종 중, 4개 업종의 생산능력이 정체 또는 하락형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고용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지수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어 이들 업종의 일자리 해외 유출 등 고용환경의 악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이 한국수출입은행의 2018 회계연도 현지법인 업종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대 제조업 중 생산능력지수 하락폭이 가장 컸던 금속가공제품(-8.5%)의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해외 종업원 수가 1만4898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고용인원 증가분(1만4957명)과 유사한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이런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보다 생산성이 높은 해외로 제조업 이탈이 가속할 우려가 있다”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 관련 규제 개선, 각종 투자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경쟁국 대비 제조업 경영환경의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국내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