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주요 수출업종의 하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액과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13.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상반기에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활약으로 실적 선방에 성공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악화가 시작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3일 수출 주력업종별 협회 정책담당 부서장을 대상으로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반기 주력 업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으나 하반기 매출액은 평균 -4.2%로 전년 대비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 전년 대비 0.3% 증가로 선방한 상반기 매출실적도 반도체 업종 제외 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반도체 착시’를 빼면 상·하반기 매출실적과 전망 모두가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액의 경우 상반기는 전년 대비 15.8% 감소한 반면, 하반기는 5.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전망치대로라면, 6개 업종의 하반기 수출액 합계는 1138억 달러로 작년 하반기 수출액 합계 1195억 달러보다 57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주력업종의 수출이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감소폭은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실적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주력업종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반기의 경우 전년 대비 13.8%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올해 주력업종의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력 업종이 꼽은 상반기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감소였다. 다른 요인으로는 반도체의 경우 코로나19, 미ㆍ중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 자동차는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수요 감소, 시장 내 경쟁 격화 등을 지목했다.
하반기 수출 주력업종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예상되는 이유로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의 산업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감소’를 거론했다.
또, 상반기 언급되지 않았던 ‘코로나19로 인한 내수감소’를 자동차, 전자·IT 산업에서 우려된다고 응답하며 하반기 수출 감소에 내수 위축 우려도 더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현재 수준으로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주력 업종의 실적회복은 빨라야 내년 2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가 통제되기 전까지는 실적회복이 불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업종별 협회 정책담당 부서장들은 기업들이 미ㆍ중 무역분쟁, 코로나19로 인한 자국우선주의로부터 촉발된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신규거래처 발굴·다변화를 가장 많이 추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해외생산 및 해외투자 강화 △산업활동 내 ICT 기술(공정 스마트화, 빅데이터 분석 등) 적용 △소재부품에 대한 공급망 관리 및 수급안정화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확산, 보호무역 기조 강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필요한 정부 지원 과제 우선순위는 △시설투자, 연구개발(R&D)투자 등 기업의 생산성 향상 노력에 대한 세제·보조금 지원 강화 △보호무역주의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 긴급운용자금 등 유동성 지원 △코로나19 재확산 시 수출입활동에 타격이 없도록 기업인·기업에 대한 신속편의 지원 △위축된 내수 확대를 위한 지원 등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하반기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악화된다면 상반기 코로나19 충격에도 선방했던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대유행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기업들이 난관을 타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