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 규모에 걸맞은 시장 참여로 회계업계의 상생 협력을 도모해야 할 때다. 감사인별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회계 시장은 더 탄탄해지고 커질 것이다”
장영철 한국공인회계사회 상생협력위원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삼덕회계법인 본사에서 가진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대형ㆍ중견ㆍ중소 회계법인 등이 구분된 시장에서 각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는 시장 파이를 키우고 회계 상생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한공회 회장 직속 상생 협력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김영식 회장의 핵심 공약인 ‘회계 상생협력’ 프로젝트도 본격적인 출항 소식을 알렸다. 김 회장이 선거 기간뿐만 아니라 취임 이후에도 ‘회계 상생’을 강조한 만큼, 시장에서 이번 위원회에 거는 기대감도 남다르다. 장영철 중견회계법인협의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김 회장과 함께 구체적인 밑그림을 함께 그릴 계획이다.
장 위원장은 “최근 4년간, 신외감법 도입 등 회계개혁이 이뤄지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상장사 감사인 등록제가 도입되면서 감사인마다 유불리가 다르게 나타나는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식 한공회장을 필두로 우리 회계업계의 균형 있는 발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모이면서 이번 위원회를 출범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번 위원회는 ‘상생 협력 플랫폼’ 구축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대형 회계법인 등이 보유하고 있는 선진감사기법 등을 중소회계법인 등과 공유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이 밖에도 회계 상생 발전을 위한 의제 발굴 및 이해조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구상이다. 장 위원장은 “회계법인별로 각자의 강점과 특화된 서비스가 있다”며 “감사ㆍ세무ㆍ경영 자문 등 업무영역 전반에 대한 직무기행 기법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4대 대형법인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지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대형법인 역시 감사 인프라 자체가 하나의 지적ㆍ영업 재산이기 때문이다. 이에 장 위원장은 ”지난 14일 첫 회의에선 내부회계 관리제도 감사 사례 수집에 대한 4대 대형법인들의 협조 의사를 확인하는 등 플랫폼 구축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위원회 구성 역시 4대 회계법인 감사본부장급 위원과 중견ㆍ중소ㆍ감사반 지방회를 대표하는 위원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가 대폭 확대된 가운데 대형법인의 선행감사 경험과 선진 감사기법 공유는 중소형 법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중소형 법인도 상속증여세 및 양도소득세 등 강세를 보이는 세무 분야 노하우를 함께 나눈다면 회계 협력 기반은 탄탄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회계업계 상생을 위해선 감사인 규모에 맞는 시장 경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동일 시장에서 과당 경쟁했던 과거 행태에서 벗어나 대형ㆍ중견ㆍ중소 회계법인, 감사반 등이 구분되고, 감사인 규모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장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과거에는 감사인 규모와 관계없이 소규모 기업이나 아파트 감사까지 수임 경쟁을 벌였지만 최근 회계개혁 이후 이런 사례는 대폭 줄어든 추세”라며 “감사인의 규모에 맞는 자율적 시장 구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상장사 감사 시장을 보면, 대형 상장사는 4대 대형법인이, 중소 상장사는 중소회계법인이 감사하는 계층화 현상이 생겼다”며 “이처럼 소규모 기업에 대한 외부감사나 아파트감사 등은 중소형 회계법인이 감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상생협력위원회는 김 회장의 강한 의지와 함께 회계업계 상생발전을 키워 나갈 것”이라며 “이번 회계개혁 역시 국민이 외부감사인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면서 낮은 자세로 회계 감사 품질 유지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요 약력=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7년 삼일회계법인 입사를 시작으로 39년간 삼덕회계법인에서 일하면서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감사인연합회 공동대표, 한미동맹재단 감사,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중견회계법인협의회 회장직 등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