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받는 韓 전자…1위 품목 점유율 줄줄이 하락

입력 2020-08-23 12:00 수정 2020-08-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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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스마트폰 1위 자리 내줘…에어컨·세탁기·태블릿 점유율 감소세

우리나라의 전자·IT 산업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0분의 1수준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 등 각국의 도전 속에 주요 품목들의 점유율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위기감이 감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미·중 무역분쟁 등 소용돌이치는 세계정세 속에서 기업의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와 함께 정부 및 정치권의 세심한 산업육성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최근 발간한 ‘전자·IT산업 주요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근 5년간 주요 전자품목 시장점유율에서 1위 자리를 내주고, 점유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품목은 LCD패널이다. LCD패널은 2015년 점유율 38.9%로 세계 시장 1위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점유율 25.6%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2위로 내려앉았다. 디스플레이 패널 전체 시장에서는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5년 새 점유율은 45.2%에서 39.9%로 떨어지며 40%를 밑돌았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력산업으로 고속성장을 이어왔지만, 중국의 초대형 LC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을 강화하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함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출하량 기준 2015년 점유율 26.3%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 23%로 떨어졌다.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물량 공세 속에 2위를 유지하다 2018년 출하량 기준으로 1위에 잠깐 올라섰다가 다시 2위로 돌아왔다.

태블릿PC도 2015년부터 2위 자리를 지켜오다 지난해 3위로 물러났다. 2015년 16.1%였던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해 15.1%로 줄었다.

(출처=KEA)
(출처=KEA)

이 밖에 에어컨도 생산량 기준 점유율이 최근 5년 새 12%에서 7.4%로 줄었고, 세탁기는 28.5%에서 22.2%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94%에서 52.2%로 감소했다. 에어컨과 세탁기 등은 국내 주요 가전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OLED TV는 시장 확대와 함께 후발주자 등장으로 자연스럽게 점유율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반도체는 견고한 점유율을 나타내며 국내 전자·IT 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반도체 점유율은 2015년 17%에서 2018년 23.4%로 상승하며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메모리반도체는 57.7%(2015)에서 61.9%(2018)로, 플래시메모리는 점유율 40.3%(2015)에서 45.9%(2019)로 올랐고, D램은 5년 동안 점유율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3개 품목 모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최근 우리나라가 중점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시스템반도체도 2015년 점유율 3.6%에서 지난해 3.8%로 소폭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순위는 5위다.

우리나라의 전자산업 생산순위는 중국, 미국에 이어 지난해 3위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자산업 생산액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1309억 달러로 집계됐다. 세계 전자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7%로 전년(8.8%) 대비 줄었다.

한국경제의 전자산업 의존도는 점차 커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GDP 1849조 원 가운데, 전자·IT 산업은 199조 원을 기록했다. GDP 가운데 전자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9.2%에서 지난해 10.8%로 확대됐다.

(출처=KEA)
(출처=KEA)

전자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자업계는 4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등 노동 유연성 확대’를 건의하면서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해줄 것을 제안했다. 근로시간 유연성을 확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신제품 개발 지연문제를 해결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문제는 현재 정치권에서 진지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또 업계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해외기관의 제품 시험·인증 지연 발생이 우려된다며 ‘해외인증 기관의 시험·인증 유예’도 건의했다. 휴대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청소기,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등 주요 제품의 수출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자업계는 전례 없는 코로나 펜데믹과 미·중 무역갈등 등 국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 등 후발주자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업계도 기술개발과 경영에 매진해 국가경제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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