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베네수엘라로 향하던 이란 유조선 4척을 나포해 외국 파트너의 도움으로 약 110만 배럴의 석유를 압수했다”며 “해당 수송품은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주재 이란 대사는 나포된 선박과 선주 모두 이란 국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수송되는 연료를 압수한 사례 중 사상 최대 규모다. 법무부는 “압수된 자산이 현재 미국에 보관돼 있다”고 전했지만 입수 경위와 시점, 장소 등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 해당 선박들이 압류됐으며 현재 이들 유조선이 미국 휴스턴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연방 검찰은 지난 7월 2일 워싱턴D.C. 법원에 베네수엘라로 향하는 이란의 유조선 4척에 실린 유류화물을 압류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포에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선박 자체를 압류한 것도 아니다”라며 “대신 미국은 선주와 보험업체, 선장 등을 제재할 수 있다며 석유를 넘겨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 모두에 대해 석유 수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2척을 공격하고 같은 달 말 미국 드론도 격추시켜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압류한 연료의 수익금이 국가적인 테러 지원 행위로 피해를 본 미국 희생자들을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