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이번에는 생산 및 출하를 담당할 도급업체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한을 두고 도급신청을 접수했으나 도급 의사를 밝힌 업체가 '전무'했다.
12일 금호타이어 고위 관계자는 “전날(11일)까지 광주와 곡성공장의 제조 및 물류를 담당할 운영업체를 모집했지만 신청 업체가 없었다”며 “추가 신청을 받기 위해 모집기한을 14일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이달 말까지는 현재 도급사와 계약이 돼 있는 만큼 생산과 출하는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도급업체 추가 모집을 위해 계약조건이 변경될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완성차와 내수 교체 수요 등이 침체한 가운데 계약조건 자체를 변경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조건을 유지하면서 이를 받아들일 새 도급사를 찾겠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달 말, 금호타이어 광주와 곡성공장의 도급업체 6곳(생산 4곳, 물류 2곳)은 경영난 등을 이유로 금호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를 접수한 금호타이어는 새로운 도급업체 모집에 나섰다. 계약 금액과 사업 운영능력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 업체를 선정한 뒤 최종 계약을 맺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쇼크 확산으로 인해 도급물량이 감소한 만큼, 나아가 회사 안팎의 복잡한 사정이 존재하는 만큼 접수 마감까지 도급을 신청한 업체는 없었다.
비정규직 노조와의 갈등으로 법인계좌가 압류되는 등 현재 회사 상황에 대한 우려도 도급업체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채권 압류와 추심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에는 법원이 금호타이어의 법인 계좌를 압류한 바 있다.
도급 형태로 근무해 온 이들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 승소를 근거로 임금 차액과 이자 등 204억 원을 압류했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법인 통장이 압류되면서 직원 휴가비 지급, 현장 수당, 자금 운용 등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장기 도급 기간 확약, 도급물량 감소 등에 따른 회사 측의 이익보전 등이 없는 한 쉽게 나설 업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내수를 중심으로 국내 완성차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든 만큼, 생산과 출하 물량 역시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부터 정상화 절차에 접어들 것”이라며 “추가로 도급업체를 모집해 생산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